대화 두 번만에 Adobe Stock 위약금없이 자동결제 취소하기
"이게 뭐야?"
J가 뭔가를 발견했다. 모니터에 Adobe Stock(어도비 스톡) 연간 플랜 결제예정일이 보였다. 연간플랜 결제한 적 없는데...그거 10개 다 쓸 때까지 무료 아냐? J는 취소 시 위약금이 약 20만원이라는 뜨악할 경고문구를 보여주었다.
목업자료 찾던 중 한창 홍보중이던 Adobe가 무료라길래 자료 1개 다운로드 받으려고 클릭했던 것이 생각났다. Adobe(어도비)인데 설마 한 달 무료 후 자동 결제되겠어. 그 어떤 것의 무료 체험 후 자동결제에 째깍째깍 손해없이 취소했던 나였다. 게다가 월간이나 연간플랜이 아니라 10개 다 쓰면 그 다음부터 결제되는 크레딧 제도 정도로 이해했었다. 그런데 위약금이라니. 크렉따위 쳐다보지도 않고 꼬박꼬박 Adobe Creative Cloud 월간 결제하며 정품 사용하던 우리 부부였다. 괜한 배신감마저 들었다.
수입이 일정하지 않은 우리에게 20만원은 꽤 큰 돈이었다. 안내문구* 좀 자세히 읽어볼 걸. 2020년 새해 첫날부터 20만원을 날리는건가? 과거의 나를 원망하는 동안 J는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이 있는지 검색했다. 다행스럽게도 나와 같은 동지들이 어떻게 '아주 잘' 취소했는지 알 수 있었다.
* 취소완료 후 다시 찾아보니 "첫 30일 이내에는 언제든지 별도 수수료 없이 사용을 취소할 수 있으며, 이후에는 약정에 따른 위약금이 부과됩니다." 라고만 적혀있었고, 위약금으로 남은 금액의 50%가 부과될 거라는 건 Adobe 가입 및 취소 약관에 명시되어있음을 발견했다. (부들부들)
아래 캡처와 같이 오른쪽 하단에 있는 대화창 아이콘에서 채팅창이 팝업되고, 친절하지만 살짝 답변이 느린 AI 상담원이 답변을 해준다(24시간 가능하다고 한다).
How can we help? 어떻게 도와드릴까요 라는 문구가 보이는데, Account or product support에 해당되므로 첫번째 "Get started"를 클릭했다.
취소 요청은 아래 채팅창 스샷과 같이 진행했다.
- 상담원: 어떤 도움이 필요하니?
- 나: Adobe Stock 플랜 취소할래 (Hi. I want to cancel Adobe Stock Plan.)
-상담원: 도움을 줄 상담원을 연결해줄게.
잠시 후 상담원이 연결되고 왜 취소하려고 하냐고 물어본다.
- 나: 한 달 무료체험 후에 자동결제되는 줄 몰랐어. 그리고 학생인 나한테는 너무 비싸. (I didn't know that it is paid automatically after one month free trial and it is too expensive for me as I am a student.) 돈이 없다는데 무슨 반박을 할 수 있겠는가
- 상담원: 3개월 공짜로 해줄테니까 계속 써봐.
- 나: 제안은 고맙지만 사양할게. 나는 이 플랜 더이상 쓰고 싶지 않아. (Thank you for your suggestion but I am not interested. I don't want this plan anymore.)
-상담원: 그래. 취소해줄게.
아니 겨우 2번 대화 주고받았을 뿐인데 이렇게 쉽게 취소를 해준다고? 놀라서 확인 차 다시 물었다.
- 나: 너 그럼 위약금 없이 취소되는 거 한번만 더 확인해줄래? (Could you confirm me that you won't charge me any cancellation fee?)
- 상담원: 취소는 원래 위약금 있는데 내가 위약금없이 취소해줄게.
- 나: 확인해줘서 고마워! (Thank you for your confirmation and help!)
잠시 후 계정 보기에서 확인해보니 "이 플랜의 갱신이 비활성화되었습니다. (The renewal of this plan has been deactivated.)" 라고 뜬다. 괜한 돈 날리는 줄 알고 새해 첫날부터 가슴을 쓸어내렸다.
안내문구에 유의하고 좀 더 찾아보지 못한 나의 잘못도 있지만, 위약금이 얼만큼 청구될지 충분히 사전에 고지할 수 있음에도 '위약금이 부과될 수 있다' 라고만 안내한 것은 매우 아쉬웠다. Adobe도 이렇게 할 수 있구나, 브랜드 이미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