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정빈 Mar 23. 2021

다 터져버리는 걸까

집 밖에 나가면 터져버린다.

집 안에서 부스럭부스럭

머리카락도 부시럭부시럭

그런데 문 앞을 나가면 터져버린다.

3월의 공기는 이상하게 마시면 터져버린다.


흙 밖을 비집고 나온 새싹도 이런 기분일까

안에서 부스럭부스럭 부시럭부시럭

그러다가 빼죽나왔더니 터져버렸다.

나무가지에서 삐죽 나온 새순도 이런 기분일까

안에서 꿈틀꿈틀 빼곡빼곡

그러다가 빼곰 나와 터저버렸다.

연못가에 개구리도 이런 기분일까

안에서 끼잉끼잉 어질어질 

그러다가 쨍그랑 터저버렸다.

동굴 속에 곰도, 뱀도, 껍질 속에 온갖 곤충들도

다 이렇게 어질어질 몽롱하다 기지개 피고 터저버리는 걸까. 


부스럭, 어질어질, 하품, 긁적긁적, 그러다 터져버린다.

작가의 이전글 씨앗은 뭉클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