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웃기는 글이 잘 쓴 글입니다>
하고 싶은 일도 많고 호기심도 많아 이것저것 해보는 편이지만
아주 어린 시절부터 변하지 않고 좋아하는 일은 책 읽고, 글 쓰는 일이다.
무슨 글을 쓰나 싶겠지만 예전 프리챌 시절부터 홈페이지 만들고
싸이월드에도 클럽을 만들어 글을 올렸고 블로그에도 꽤 오래 기록을 남겼다.
블로그를 제외하곤 모두 비공개로 친한 친구들 몇 명만 보는 수준이긴 했다.
그런데 지난 몇 년간 글이 써지질 않았다. 책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감수성이 메말라 간다는 생각이 들었고 뭘 보든 글로 착착 풀어져 나오던 세상이
더 이상 활자이기를 거부하는 것 같았다.
뭐라도 다시 쓰기를 시작하고 싶어 올 초 글쓰기 수업을 들었다.
윤혜자, 편성준 선생님이 자택인 <소행성>에서 진행하는 수업이었다.
판에 박히지 않고, 두리 뭉슬 넘어가지 않는 리뷰와 방향성을 제시하는 수업이었다.
격주로 진행하는 수업에 성실히 글을 써가지 못한 날이 많아 좀 죄송하기는 했지만,
부부인 두 선생님의 케미가 너무 좋고 삶을 그대로 정직하게 드러내시는 분들답게
수업은 좋았다. 나는 아직 책을 내지는 못했지만 언젠가 책을 내게 된다면 이 분들의 격려 덕분이었다고
서문에 쓰고 싶다.
수업을 진행하신 편성준 선생님의 새 책 <살짝 웃기는 글이 잘 쓴 글입니다>를 오늘 읽었다.
광고회사 카피라이터 출신답게 판에 박히지 않은 읽기에도 재미있는 글쓰기 책을 내셨다. 주제는 일관되게 글쓰기 작법에 관한 것이지만 에세이처럼 읽어도 좋은 책이다. 편선생님의 다독의 범위가 어디까지 인지, 정말 글과 책을 사랑하시는 구나가 페이지마다 느껴졌다. 책에서 일관되게 강조하는 메시지가 나라를 구할 것도 아닌데 꾸준히 써보라는 격려여서, 읽다가 오늘 뭐라도 한자 써야 남겨야 할 것 같아 급하게(!) 소감을 남긴다.
재미도 있고, 글쓰기뿐 아니라 좋은 책을 만날 수도 있는 책이다.
일독해 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