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책을 한 권 샀다. 초판을 사면 책에 이름을 넣어준다길래 닉네임을 써두었다. 잊고 있던 그 책이 어제 도착했다. 책을 펼치자 얇은 종이 한 장이 삐져나왔다. 그 위에 많은 이름들. 책 속지에 인쇄해주는 줄 알았더니, 별 것 아니네. 무심히 그 이름들을 바라보았다. 세 글자 이름들을 비집고 나온 문장들이 있었다. ‘멋진 민준’, ‘쑥쑥 자라나는 서연’, ‘현우야 응원해’, ‘수빈아 사랑해’ 같은.
그 동화는 슬픔에 관한 것이었다. 아이가 앞으로 마주할 슬픔에 너무 힘들지 않길 바라는 마음일까. 내가 알 수 없는 부모의 마음이지만 잠시 함께 바라보았다. 아이가 슬플 때, 이렇게 따뜻한 마음을 받은 때를 기억하면 좋겠다고. 이름 쓰는 자리에 아껴 담아도 큰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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