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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_내 나이 마흔

너굴양 마흔일기

by 너굴양


이것은 어쩌면 마흔과 상관 없는 이야기다.


내가 마흔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40대를 시작하는지를 일상을 통해 비춰보고 싶어서 시작한 프로젝트다.


한국 나이로 마흔이 된 2021년, 마흔이라는 나이를 입밖으로 낸 적은 별로 없다. 코로나로 인해 인간관계는 대폭 축소 되었고, 일로 만난 사이에는 나이 이야기를 할 일이 없다. 친해진 동네 애기 엄마들만 좀 놀래켜준 소소한 재미 외에(언니가 쫌 동안이야? 동안이라는 말 자체가 늙었다는 뜻인거 언니도 알아…) ‘마흔’이라는 나이는 지금도 조금 생경하다. 물론 뼈마디가 쑤신다고 내가 마흔이라며 신랑에게 하소연했지만, 니가 뭘 알아 넌 30대잖아?


나이 앞자리 수가 바뀐다고 하루아침에 사람이 달라지진 않는다. 마흔이 된 해에는 더 그랬던 것 같다. 마흔이 되었다고 갑자기 현명해지고, 갑자기 유혹을 뿌리칠 수 있는 건 아니다. 사람이 가장 쉽게 얻을 수 있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나이 아닌가. 나야말로 나잇값 못하는 마흔으로는 아마 시흥시 정도에서 최고가 아닐까 싶게 변하질 않았다.


하지만 마흔이 되고 1년이 지난 지금, 약간의 변화가 감지된다. 그래서 나의 일상과 40줄에 들어선 동네 아줌마 작가의 이야기를 글과 그림으로 남겨놓고 싶다.


비슷하면서도 조금씩은 다른, 나의 마흔 동지들과 함께 곱게 늙어가고 싶다.



#너굴양_마흔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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