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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동문학가 강인석 May 17. 2023

목포, 골목이 궁금하다

골목은 도시의 속살이다

목포 유달산 아래, 서산동 골목에서 만난 그물. 빨간 그물이 인상 깊어, 목포 하면 이 이미지가 종종 떠 오르곤 한다.  2018. 강인석


목포, 

남도의 도시 중 내가 가장 많이 가본 곳.


20여 년 전, 

막히고 막힌 호남고속도로를 뚫고 새벽 4시에 도착한 시내

2호 광장에서 3호 광장을 지나, 

이름도 없어 보이는 담배 가게를 돌고 돌아 골목 어귀 낡은 방 한 칸.  

지인의 작은 보금자리를 찾아 걷고 걸었던 도시에는 바다 냄새가 가득했다. 


2018년, 

결혼식을 갔다가 1987 연희네 집을 찾아 나선 길, 

카페 옆 골목에 널브러지듯 펼쳐졌던 붉은 그물들. 

햇볕에 말리기 위해 펼쳐놓은 그물의 붉은빛이 

유달산 그늘보다 강력했던지, 

목포를 생각할 때마다 그 빛깔이 떠오르곤 한다. 


남도의 도시

항구의 도시

유달산도 가봤고, 

갓바위도 가봤지만 

나는 목포를 잘 모르는 것 같다. 


그래서 

다시 목포를 가보려 한다.

이번엔 골목이다.

골목은 도시의 속살이다. 

골목에서 만나는 사람, 건물, 냄새, 흔적, 

이런 속살을 만나야 나는 목포를 안다고 할 수 있겠지?


20년 전에는 그곳에 2호 광장인지도 몰랐던 곳을, 

이제는 그 광장을 거슬러 동부시장으로 이어지는 골목이 궁금해지고, 

유달산 조각공원에서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는 구불구불 경사진 골목이 궁금해진다.

스쳐 지나가기만 했던 그 풍경 속으로 들어가 보고 싶다.


목포의 골목 지도를 

그려보고 싶다. 

결국, 목포를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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