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원

- 설원에는 설국의 나라가 없었다

by 갈대의 철학

설원
- 설원에는 설국의 나라가 없었다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갈 수 없는 나라에
잊어서 지울 수 없는 나라가 있었다

아직 나의 미래가
다가오지 않는 현실에선
가보지도 못한 그곳이
투명한 얼음 속의 이글루와 같다

내리는 빗물 속이었으면
우산 속 눈물을 감출 수 있을까
흐르는 구름 속을 따라
지나는 여정길이었으면
떠도는 마음을 스쳐 머무를 수가 있을까

이미 마음은
그곳에 다다랐을 적에
다가오는 마음은 비정한 살갗을 에이는
겨울 찬바람과 맞서 싸워야 한다.

설국의 나라에서는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그것이 그들을 맞이하며
마중 나올 수 있으며
기다릴 수 있는
유일한 이유이며 통로이다

그곳은 파라오 제국의
깊고 깊은 협곡을 지나
왕들의 계곡에서의
신의 공동묘지처럼 기괴함도 아니다

영원한 불멸의 태양을 지닌
저 태양도 황금의 제국을 녹일 수 없는
잉카 제국의 신도 더더욱 아니다

불어 넘나 들어올 수 없는
미지인 보물섬의 세계
오직 빛이 아닌
햇살을 담은 천국의 요람이다

설국의 설원에서 뿌려지는
하얀 꽃가루는
천사들이 빚어낸
또 다른 신들의 최후의 만찬 의식처럼

미네르바, 그대는 진정
설국의 나라에서 외면한
하늘의 신들마저
천사들도 시기하는 천사였던가

천상에서의 발자국에 남겨진 상처들은
저 햇살에 숨겨놓은 비경들 마다
발자국 옮겨 다니며
금세 사라져 가는
내님의 뒤안길처럼 늘 외롭다

하늘에서 온 천사의 겨울이여
엄동설한의 추위를
미덥지도 아니하던가

너의 눈부시게 피어나는
고운 자태에
언제나 그대 곁에 머물 수 없게 하는
매력을 지녔지

햇살에 눈부시게 겨운
너의 미소로는
다른 곳을 피할 수 없는
마력에 이끌려 차가운 마음을
지닐 수 없는 매력에
늘 꿈꾸어 왔지만,

빛이 사라지는 날
네 피안의 세계의 동정도
인연이 다함을

차가운 가슴을 쓸어 담으려
이 야심한 밤에 잠 못 이루게 하는
또 다른 설국의 다가오는
새벽을 맞이 한다


2013.1.8 선자령 백두대간 종주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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