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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Mar 05. 2023

메주와 간장

- 짧은 사랑 긴 여운

메주와 간장

- 짧은 사랑 긴 여운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그대와 난

메주와 간장 같은 사랑


펄펄 끓는 가마솥에

메주콩이 보글보글

이글이글  

군불에 익어 가는 사랑


그대가 떠난 자리

그해 겨울 처마 끝에 매달린

메주를 바라보노라면


풋하하하

메주 같은 그대 얼굴 떠올라


섣부른  사랑에

서툰 간장 솜씨로

당신이 남긴 지지고 볶고

달음박질치던


메주 틀 안에 꺼내어 놓았을 때

내 사랑도 함께 걸어놓아

행복했었어


시간 지나면 알게 될 거야

오래된 메주 같은 사랑보다는

오래 묵은 간장 같은 사랑이

더 농익어 가는 사랑이라는 것을


당신은 메주 같은 사랑을 원해

나는 간장 같은 사랑을 원하지

우리 둘 사랑은

어느 한쪽이 짧고 굷게 기다려지는


메주 같은 사랑에

간장 같은 사랑

그리  쉽게 찾을  없으리


달래
아빠 바라기 달래

2023.3.5 시골에서 간장 담그는 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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