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령산祝靈山

- 서리산 철쭉동산

by 갈대의 철학

축령산祝靈山

- 서리산 철쭉동산


시. 갈대의 철학


오르는 길에게

왜 오르는지 묻지 마오


가는 이 길이

왜 거기 있는지 알려고 마오


이 길이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이 길의 끝이 어디서 끝나는지


이 길을 따라나서는 것이

내 의지도 아니오

내 마음이 거기 머물고자 함도 아니랍니다


내려가는 이 길을

떠나는 이유에 대해서도 묻지를 마오


여기까지 올라오게 된 까닭이

영변에 진달래가 보고 싶은 것도 아니오

황매산의 철쭉을 그리워해서도 더더욱 아니랍니다


이 넓은 산중에 찾아 나서는 것이

이제는 습관처럼

내일을 찾아 나서는 것처럼 돼 버렸습니다


고개 타령가


한 고개 넘나들었을 때

네 모습 보일까 했는데


두 고개 넘어섰을 때

네 모습 찾을까 했었는데


넘나드는 고갯마루마다

지나는 이에게

오가는 이에게

물어 물어 아는 사람 없다고 하니


여물지 못한 그리움만 사무친

길을 나서는 이유가 되어버렸네


철쭉 타령가


산에 산에 무슨 꽃이 피고

산에 산에 무슨 꽃이 지나

꽃 속에 묻혀서

꽃 밭을 거닐며

님 마중하려

꽃바구니 무슨 꽃을 따다 담나


는 아가씨

가슴에 뭉게구름 한아름

부푼 꿈을 안고 떠나

서리산 철쭉동산에 올랐네


님 기다리려 축령산에 올라

봄이 오는 5월이 오면

철쭉 피는 철쭉 동산을 그리워 하고

추운 한 겨울이 오기전에

서리산에 올라 꽃 다운 청춘가를 위로함인가


그대의 눈물을 대신해

청평호에 실려 가는 눈물이 강물을 이루어

한강에 이르러 다다르니

인왕산 구중궁궐의 한자락에

눈물이 계곡물 되어

남이의 한 恨을 도성에 전하려 함인가


꽃 노래 부르는 아가씨

새소리 지저귐에 합창 소리 하네


님 찾으려 서리산에 올라

남이의 서러운 눈물에

서리되어가야만 하였는지


오뉴월이면 어김없이 오는 철쭉이 필때면

그렇게 서럽게 녹지 않던

그대 눈물 샘도 녹아 한강에 흘러 떠나가네


그대의 지고지순한 마음에 눈물이 녹아

서려워서 서리산이 되었구나


꽃 망태 아가씨

꽃 망태 주머니에 무얼 그리 따다 담나


오매불망 기다리다

멀리 축령에 구름 햇살 드리우고

바람에 실려 님 그림자 드리울까


넘나드는 고갯길에 두 손 내 저으면

그님이 오실까 가시는 길에

한 겨울이 오기 전 서리 대신 뿌려 줄거나


내 영혼도 여기에 묻힐까봐 서도

떠나온 영혼이 꽃 속에 영 꽃을 피웠구나


꽃 서리 아가씨

찬연한 5월에 그리

시집 못 갈까 꽃 속에 파묻혀

눈 타령만 호사롭네


꽃 중에 꽃이어라 철쭉아

산에서 피는 꽃은

그중에 한꽃을 여왕이라

철쭉이 피네 철쭉이

철이 덜 들어서 철쭉이런가


철쭉은 산이 좋아

산에만 피고 지고 나며 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