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자의 길

by 갈대의 철학

수행자의 길
- 나그네의 길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해발 천 고지
천년을 오르는 길

그 길은
천년을 떠나와
다시 오르는 길

계곡을 스치는 물소리
새들의 낮은 지저귐

파란 하늘 아래
우거진 숲길 사이
그늘진 바위 틈 이끼들

천년이 흘러가도
늘 그 자리에
같은 숨결로 머무는 것들

치악산 상원사 아래
흐르는 구름을 벗 삼아
예스러운 마음 하나

걸어 올라가는

길 위에
발걸음은 점점 느려지고

상원사에 닿기 전
문득 알게 되었네

이 길은
어디론가 오르는 길이 아니라
내 안으로 들어가는
수행자의 길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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