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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Oct 31. 2018

내 마음의 스케치(2)

- 그대 내 마음을 마음대로 그리지 말아요(2)

연대 매지호수에서


내 마음의 스케치(2)

- 그대 내 마음을 마음대로 그리지 말아요(2)


                                              시. 갈대의 철학[蒹葭]


.

그대

떨어지며 날리는 낙엽에

계절도 잊히게 하는 가을바람 불어와

어느새 그대 머리 위에도

가을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계절이 지나가는 가을 하늘에는

어김없이 그대 사랑으로 가득 채워져 가

그대 없는 가을 하늘을 바라볼 때면

어느 바람 한 점에 이는 작은 나뭇가지에 매달린
못다 쓰러져 가는 단풍을
기다리는 마음을
작은 연 잎을 받쳐 든 마음에

우산이 되어 가고 맙니다


가을 밤하늘 수놓은

수많은 별자리를 바라보노라면

내 마음은 어느새 유성이 지나간 자리에

그대 얼굴이 잊힐세라

하던 것을 멈추고

 마음 그대를 스케치해보지만


그렇게 그리다 마는 금세 내 얼굴 위에는

하얀 설원의 눈꽃들로 가득 찬

그때를 기억하며
회자에 눈물을 머금습니다.


어느 작은 별자리가 내게 다가와

손짓을 건네주고 말을 이어 보지만

나는 금세

그 마음을 이해 못해 주저앉아 버렸습니다.


마지막 가을 낙엽 하나 떨어지지 않을 때

마음도 영원히 안 떨어지나 싶더니

금세 불어오는 매서운 가을 찬바람에
이기지도 못하는 그대 마음

저  가을 바람 낙엽에 맡긴 나의 희망도
꿈이 되어버린지가 오래되어 가고
그 마음을 살랑한
실락 같은 바람 한 점에 맡겨 보니

그대의 따뜻한 온기가

얼마나 그리웠는지 새삼 가슴 아파와 니다


낙엽 하나 떨어질 때 
마음도 떨어지고

내 마음 떨어져 갈 때
사랑도 떠나갑니다


그래도 미련이 남아서인지

지나온 가을 낙엽 하나 들춰보곤

그 가을이 예전에 지나온
가을이기를 바랐었는지도 모릅니다


가을 떠나간 사랑에

가을바람 불어 떠나온 마음에

나는 오늘도 낙엽을 태우고 
연기처럼 저 하늘에 날아오르는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희미한 끈을 부여잡듯이


이 가을에 떠나온 사랑도
다가오는 겨울 사랑을 기다리는 것도
어쩌면 사랑을 외면당한
가을바람의 의도였는지도 몰라요

사랑이 나를 외면하더라도

그대의 마음은 나를 진정으로

외면하지 말아 주세요 


그대와 온종일 걸어도 발이 아프지 않아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길을 함께 거닐 때면

그대는 하늘 사랑타령가를 들려주는

늘 변치 않을

저 하늘에 하늘바라기 같은 사랑에

메타세콰이어 같이 하늘 높은 줄 모를 사랑


그대와 하루 종일 그늘 밑에 있어도 외롭지 않아

플라타너스 가로수 그 숲 길을 함께 걸을 때면

그대는 저 하늘 감싸주며 지켜주는

지붕 바라기 같은 사랑에

늘 한결 같이 변하지 않을
플라타너스 같은 바다처럼 드 넓은 사랑


네안의 스케치는

다가올 이 겨울에 못다 그린

미완성의 작품으로 기억될 거예요


2018.10.27  연대 매지호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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