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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Nov 09. 2018

만추(晩秋) 비에 젖어버린 마음

- 만추(晩秋) 비에 떨어지는 사랑들

2018.11.8  조계사에서


만추(晩秋) 비에 젖어버린 마음

- 만추(晩秋) 비에 떨어지는 사랑들


                                              시. 갈대의 철학[蒹葭]




만추 비 되어 내리는

이 가을비에
내 마음 젖 셔져 본다


가을비가 그치고 나면

 마음이 변할까 봐

더욱이 실오라기가 되어가는 이 계절에

내리는 빗줄기는

낙엽 따라 흩어지며 떠나는데

늦가을에 네게 고백해 본다


너를 보고 싶단 말

너를 그리워해도 된다는 말

너를 기다려도 된다는 말


쑥스럽지만 다시 용기 내어

이 만추의 비에 물어보기로 했어


괜찮아 가을비에

낙엽이 떨어지는 것은

네 탓이 아니야


대신 용기 내어 말해줄 수는 없지만

이것 만은 기억해줄래

길거리에 낙엽 뒹굴고


비 내려 흩트려진 마음도

떨어진 낙엽처럼

지나는 행인들  발자국에

짓이겨지고 밟히고

으스려지며 으깨지는 너의 마음이

곧 내 마음과 같았다는 것을 

소리없이 내리는 가을비도 
만추비라 제 소식 전해주는데
바람없이 떨어지는 낙엽도
스스로 고개를 떨구어 가는데

예고없이 이별의 인사도 없이 떠나는 그대는
무슨 낯짝으로
이 가을을 떠나보내려 하오
정말 무심한 사람이 아니면  
겨울 채비 인사라도 하고 떠나주소


2018.11.8  비내리는 광화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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