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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셋 육아로부터 얻는 자유

육아, 그 축복의 향연

by 닥터 온실


아내가 조리원에서 퇴소함에 따라 셋째가 집으로 오면서 우리 집은 다섯 가족 완전체가 되었다. 아기가 집으로 오면서 변한 일상으로 인해 얻은 자유가 있다.


첫째는 핸드폰으로부터의 자유다. 아기를 돌보느라 휴대폰 할 여유가 없다. 이전에도 애 둘을 보느라 폰 할 시간은 별로 없었지만, 이제는 육아 퇴근이 모호해질 지경이라 육퇴 후 즐기던 휴대폰 시간까지 사라졌다. 그야말로 자연 스마트폰 다이어트다.


둘째는 루틴으로부터의 자유다. 아이들이 3살, 5살로 커짐에 따라 어느 정도 루틴이 잡혀가던 터였다. 몇 시까지 씻기고 몇 시까지 재우고 육퇴 하는 일상이 반복되고 있었다. 하지만 신생아는 루틴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생명체였고, 우리 가족도 그 생명체 위주로 가다 보니 9시면 잘 자던 둘째가 열한 시까지도 깨어 있는 등 기존의 루틴으로부터 독립하게 되었다. 완전 계획형 인간인 나에게는 계획을 쉬게 해 주는 온전한 자유다.


셋째는 생각으로부터의 자유다. 루틴에 따라 이거하고 저거 해야지 하는 생각, 이젠 해봤자 소용없다. 밤잠을 설쳐 가며 신생아를 돌보다 보면 딱히 어떤 생각도 들지 않는다. 그저 쉬고 자고 싶을 뿐. 그리하여 어둠 속에서 아기를 본다. 생각으로부터 자유한 시간이다.


그리하여 궁극적으로 아이 셋을 기르며 의식과 에고로부터의 자유를 얻는다. 생각하기를 좋아하는 수다스러운 의식으로부터의 자유이자, 이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아이와 하나 되는 느낌으로부터 얻는 하나 됨(oneness)의 자유다. 아이를 돌보며 얻는 이 축복과 같은 자유에 감사를 표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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