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시간

by 알레프

아들의 전화

우리 가족은 각자 살아가는 패턴이 다릅니다.

우리는 분명 가족이지만, 주말에야 얼굴을 마주하는 가족입니다.


아침 일찍 출근해 저녁 7시에 돌아오는 엄마,

늦은 오전에 일어나 밤 9시에 퇴근하는 아들,

오후 3시에 출근해 새벽에 들어오는 딸.


하루의 대부분은 따로 보내고,

집에 와서도 각자의 방으로 들어갑니다.

잠자는 시간도, 식사 시간도 모두 다릅니다.


그래서 우리 가족이 함께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하는 시간은

토요일 하루, 그것도 아주 잠깐입니다.

그 짧은 시간이 저에겐 참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어느 저녁, 아들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엄마, 저녁에 햄버거 드실래요?"


사실 저는 햄버거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응, 먹자."


왜냐고요?

아들의 관심이 참 고마웠습니다.

아들과 나눌 대화의 문이 열렸다는 게 반가웠고,

아들이 엄마의 식단에 관심을 가졌다는 사실이 기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마음을 열고 함께 먹기로 했습니다.

음식보다 더 중요한 건,

그 마음이 닿는 자리였으니까요.


저는 흔히 아이들이 "뭐 먹을래?"라고 물으면

"맛있는 거"라고 대답하곤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아이들은 어려워합니다.

"엄마가 생각해서 골라주면 먹을게"라고 말해도

아이들은 꼭 저에게 선택하라고 말합니다.


그 말이 맞다는 걸 요즘 들어 더 느낍니다.

아이들에게 선택을 맡기는 것이 아니라,

엄마인 내가 선택을 해야 한다는 걸요.

그 선택 하나에도, 서로를 향한 책임과 사랑이 담겨 있으니까요.


아이들과 함께 식사하고 대화하는 시간은

그 자체로 소중한 선물입니다.

소소한 일들 속에서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자라고,

그 배려는 결국 가족을 더 단단하게 만듭니다.


관심을 갖는 데에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 노력이 쌓일수록, 마음은 더 가까워집니다.


저는 오늘도 그 소중한 시간을

이렇게 한 끼 한 끼,

마음을 담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