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의 미래를 좌우할 자율주행 기술 경쟁이 본격적인 접전에 돌입했다. 테슬라가 6월 29일, 세계 최초로 자사의 모델 Y 주니퍼를 고객에게 '무인 자율배송'으로 인도하는 것에 성공하며 다시 한 번 기술력을 과시한 가운데,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BYD가 '신의 눈(天神之眼)' 자율주행 시스템으로 정면 승부를 선언했다.
특히 중국이 자율주행 상용화 속도와 정밀도 면에서 이미 위협적인 수준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오며, 업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FSD를 앞세운 테슬라의 독주 체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중국 BYD는 최근 '스마트 전략 발표회'를 통해 자사의 자율주행 시스템 '신의 눈'을 10만 위안(약 1,988만 원) 이상 차량에 기본 탑재하고, 7만 위안(약 1,392만 원)짜리 저가 차종에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자율주행 기능은 3만 달러(약 4,362만 원) 이상의 고급 전기차에만 장착되던 기술이다. BYD는 이를 통해 '전 국민 자율주행 시대'를 앞당기겠다는 구상이다.
BYD의 자율주행 기술은 라이다(LiDAR), 카메라, 레이더, 초음파 센서를 복합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다양한 센서를 통해 차량 주변 상황을 360도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복합 데이터로 정확도를 높였다. 테슬라는 이와 달리 카메라 기반의 FSD(Full Self-Driving) 시스템을 고집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CEO는 카메라만으로 자율주행이 가능하다는 철학을 고수하며, 레이더와 라이다는 불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업계에서는 “이젠 중국 기술도 무시 못한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과 시장 환경 덕분에 BYD를 비롯한 중국 전기차 기업들이 자율주행 상용화 속도에서 미국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BYD는 3년 내 레벨 4 수준 자율주행 상용화를 예고했으며, 테슬라 역시 로보택시 상용화를 통해 주도권 회복을 노리고 있다.
테슬라는 최근 미국 텍사스주에서 세계 최초 자율배송을 성공하며 분위기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사람 없이 완전 자율주행으로 공장에서 고객 집까지 차량을 직접 운송한 사례로, 전 세계 자율주행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중국 시장에서는 아직 FSD 정식 승인을 받지 못한 상태로, BYD의 독주를 막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테슬라와 BYD의 기술 철학 차이도 관심사다. 테슬라는 카메라 중심, BYD는 센서 복합형으로 접근하고 있으며, 기술의 완성도와 상용화 속도를 두고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특히 가격 전략에서도 BYD는 자율주행 기능을 저가 모델에까지 확대 적용하며 새로운 가격전쟁을 선언, 테슬라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테슬라와 BYD의 자율주행 기술 경쟁은 단순히 자동차 시장의 주도권을 넘어,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판도를 좌우할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가격, 기술, 상용화 속도 등 모든 면에서 두 업체가 정면 충돌하고 있어, 어느 쪽이 최종 승자가 될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BYD의 공격적인 전략과 빠른 기술 상용화 속도는 분명 테슬라에 위협이 될 것”이라며 “자율주행 기술력 못지않게, 이를 얼마나 빨리 시장에 풀 수 있느냐가 승부의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이 치열한 경쟁이 어디까지 갈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흐름은 또 한 번 요동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