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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무슨 역할이지? 95%가 모르는 이 부분의 역할

by 뉴오토포스트

벤트 글라스
쿼터 글라스
추가적인 시야 확보를 위해 사용

f9bab379edc049a1b0113f06939707ae-1.jpg 사진 출처= '현대차'

자동차를 살펴보면 눈에 잘 띄지 않는 부분이 있다. 바로 작은 삼각형 모양의 유리와 C필러 근처의 작은 창이다. 이 두 가지는 벤트 글라스와 쿼터 글라스로 불린다. 이름도 생소한 이 부분은 평소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존재지만, 사실 자동차 역사와 디자인, 그리고 탑승자의 편의성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많은 운전자가 자동차를 볼 때 차체 크기나 디자인, 실내 편의 사양에 집중한다. 하지만 디테일에 숨어 있는 요소들은 단순한 장식이 아닌 실용적 기능을 수행한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벤트 글라스와 쿼터 글라스다. 오늘은 이 두 유리의 기원과 변화, 그리고 현재의 역할을 살펴본다.


과거 환기의 핵심이었던 벤트 글라스

383d71f6cb074b56affa5d863e076ca9.jpg 사진 출처= '기아'

벤트 글라스는 운전석이나 조수석 도어 앞쪽, 사이드미러 근처에 자리 잡은 삼각형 모양의 작은 창이다. 오늘날에는 단순히 고정된 유리로 보이지만, 과거에는 자동차 실내 환기를 담당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1950년대와 1960년대, 에어컨이 대중화되기 전 자동차 실내는 통풍이 부족해 여름철 운전이 고역이었다. 이때 벤트 글라스는 작은 선풍기와도 같은 존재였다. 당시 벤트 글라스는 개폐식으로 설계돼 운전자가 손으로 열 수 있었다. 유리 끝을 살짝 돌려 틈을 만들면 외부 바람이 실내로 들어와 더위를 식혀줬다. 에어컨이 사치품이던 시절, 벤트 글라스는 편안한 주행을 위한 필수 기능이었다.


하지만 기술 발전은 벤트 글라스의 운명을 바꿨다. 1970년대 이후 자동차용 에어컨이 본격적으로 보급되면서 개폐식 벤트 글라스는 점차 사라졌다. 환기 기능의 필요성이 줄어든 데다, 개폐식 구조는 방음 성능을 떨어뜨리고 공기 저항을 높이는 단점이 있었다. 제조사들은 결국 벤트 글라스를 고정식으로 바꾸고, 대신 시야 확보와 디자인적 요소에 집중했다. 현재 벤트 글라스는 개방 기능을 잃었지만, 안전성과 시인성 측면에서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A필러가 두꺼워지면서 운전자의 사각지대가 커지는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자동차 브랜드들은 벤트 글라스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교차로에서 좌우를 살필 때 벤트 글라스는 운전자에게 더 넓은 시야를 제공한다. 디자인적으로도 세련된 라인과 조화를 이루며 차량의 완성도를 높이는 요소로 자리잡았다.


뒷좌석을 위한 배려, 쿼터 글라스

4f19b0867a274f089472aa8dfe0c2a92.jpg 사진 출처= '제네시스'

쿼터 글라스는 자동차 후방 C필러 근처에 위치한 작은 고정 유리를 말한다. 뒷좌석 옆이나 뒤쪽에서 삼각형 또는 사다리꼴 모양으로 자리하는 이 창은, 흔히 ‘오페라 윈도’라고도 불린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특별한 기능을 제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쿼터 글라스의 첫 번째 목적은 탑승자의 개방감을 높이는 것이다. 뒷좌석 승객은 상대적으로 전방 시야가 제한되는데, 쿼터 글라스는 이러한 답답함을 줄여준다. 특히 장거리 주행에서 뒷좌석 승객은 바깥 풍경을 볼 수 있어 심리적 피로가 줄어든다. 이 작은 유리가 가져오는 개방감은 단순한 디자인 요소 이상이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쿼터 글라스가 외부 시선 차단 효과를 가진다는 것이다. 내부에서는 외부 상황을 잘 볼 수 있지만, 외부에서 볼 때는 뒷좌석 승객의 얼굴을 정확히 식별하기 어렵기 때문에 프라이버시가 확보된다. 이는 오페라 커튼에서 나타나는 요소로, 오페라 윈도로 불리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이 효과는 특히 쇼퍼드리븐(기사 운전) 세단에서 중요한 요소다. 실제로 롤스로이스, 벤틀리, 제네시스 G90고급 세단은 넓은 쿼터 글라스를 적극 활용한다. 디자인적으로도 차체에 우아함을 더하며,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나타내는 장치로 쓰인다.


최근에는 SUV와 쿠페형 세단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쿼터 글라스 디자인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날렵한 루프라인을 강조하기 위해 크기를 줄이거나 독특한 형태로 변형하는 사례가 많다. 예를 들어, BMW X6나 현대차 아이오닉6는 좁고 길쭉한 쿼터 글라스를 채택해 역동적인 이미지를 강화했다. 반면, 쇼퍼드리븐 성격의 모델은 여전히 넓고 고급스러운 쿼터 글라스를 유지해 뒷좌석 탑승자의 편안함을 강조한다.


사라지지 않는 이유, 작은 창이 가진 큰 가치

Hero05_Genesis_Int_rearSeats_211206-EDIT1.jpg 사진 출처= '제네시스'

자동차 산업이 발전하면서 많은 부품이 사라졌지만, 벤트 글라스와 쿼터 글라스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이는 단순한 디자인적 이유만은 아니다. 두 유리는 시야 확보, 개방감, 안전성, 그리고 프라이버시 보호라는 중요한 가치를 제공한다.


앞으로 자율주행 시대가 도래하면 자동차의 실내는 더욱 프라이빗하고, 편안한 공간을 만드는 것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이런 변화 속에서도 작은 창들이 제공하는 시각적 편안함은 여전히 필요하다. 완전히 밀폐된 공간은 사람에게 답답함을 주기 때문에, 개방감을 주는 쿼터 글라스의 역할은 오히려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벤트 글라스와 쿼터 글라스는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 수단에서 생활 공간으로 진화하는 과정에서도 살아남을 디테일이다. 크기는 작지만, 그 가치는 절대 작지 않다. 다음에 자동차를 살펴볼 때 이 작은 유리를 다시 한번 주의 깊게 보길 권한다. 그 안에는 자동차 역사와 디자인 철학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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