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BMW가 새로운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지난 7월 BMW는 한 달간 6,490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전체 판매량에서 테슬라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벤츠가 오랫동안 지켜온 자리를 BMW가 빼앗아 오면서, 국내 수입차 시장의 판도 변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5시리즈와 7시리즈를 중심으로 한 세단 라인업 강화가 이번 성과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단순한 판매 경쟁을 넘어 브랜드 이미지와 소비자 선택의 흐름까지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올해 7월 BMW는 한국 시장에서 단일 브랜드로 6,490대 판매 실적을 올리며 메르세데스-벤츠를 밀어냈다. 이는 테슬라에 이어 2위, 사실상 유럽 브랜드 가운데 최정상 자리를 차지한 셈이다. 그동안 벤츠가 한국 수입차 시장의 대표주자로 자리잡아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미가 크다.
BMW의 약진은 단순히 일시적 반등이 아니다.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이어온 디자인 혁신, 파워트레인 다변화, 그리고 전동화 전략이 맞물려 결과로 이어졌다. 특히 BMW코리아는 국내 시장 맞춤형 모델과 사양을 적극 도입하며 소비자 만족도를 높여왔다.
5시리즈의 풀체인지 모델은 중장년층과 비즈니스 고객의 충성도를 끌어올렸고, 플래그십인 7시리즈는 고급스러운 내·외관과 최첨단 기술로 브랜드의 정체성을 강화했다. 이런 라인업 전략은 단기 실적뿐 아니라 장기적인 브랜드 경쟁력 확보에도 유효하게 작동하고 있다.
테슬라와의 경쟁, BMW의 새로운 과제
BMW가 벤츠를 제치며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왕좌’를 차지했지만, 전체 1위 자리는 여전히 테슬라가 지키고 있다. 전기차 시장에서의 강력한 존재감 덕분에 테슬라는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BMW가 풀어야 할 새로운 과제로 남았다. BMW 역시 i4, iX와 같은 전동화 모델을 확대하고 있지만, 여전히 내연기관 중심의 인식이 강해 ‘친환경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다만 BMW는 단순히 전기차 판매만으로 승부하지 않는다. 전동화 전환 과정에서도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모델을 강화해 다양한 소비자층을 흡수하고, 동시에 고급 세단과 SUV 시장에서도 확실한 입지를 지켜내고 있다. 최근에는 OTA(Over-the-Air) 업데이트, 디지털 키, 첨단 주행 보조 기능 등 ‘스마트카’ 요소를 적극 적용하며 소비자 경험을 확장했다. 결과적으로 BMW는 벤츠와의 전통적인 경쟁 구도를 넘어, 테슬라와의 대결까지 이어가는 중이다.
바뀌는 수입차 시장 속 BMW의 다음 행보
BMW의 이번 약진은 단순히 한 달의 성과로 끝나지 않는다. 최근 몇 년간 이어온 라인업 다변화, 전동화 속도, 그리고 국내 시장 맞춤형 마케팅이 동시에 효과를 거둔 결과다. 반대로 벤츠는 한동안 국내 시장에서 ‘안정적인 1, 2위’ 자리를 지켜왔지만, 제품 경쟁력 강화와 가격 전략에서 다소 주춤했다는 평가가 따른다.
여기에 젊은 소비자층이 ‘스포티한 이미지’의 BMW를 선호하면서 브랜드 선호도까지 기울고 있는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수입차 시장은 테슬라의 독주, 그리고 BMW·벤츠의 2위 쟁탈전이라는 새로운 구도가 만들어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2030년까지 이어질 전동화 경쟁에서 누가 앞서느냐가 시장의 최종 승부를 가를 것”이라고 내다본다.
향후 관건은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추격할 수 있느냐다. 내연기관과 전기차를 동시에 아우르는 전략은 분명 강점이지만, 글로벌 시장의 친환경 전환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더욱 과감한 투자와 변화가 요구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MW가 한 달에 6,490대를 팔아치우며 벤츠를 눌렀다는 사실은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변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