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 Top gear
자동차는 한 번 구매하면 모든 기능을 온전히 사용할 수 있는 '소유'의 개념이었다. 그런데 최근 리스가 성행하고 있고, 다른 방식도 유행하며 이 공식이 깨지고 있다. 완성차 제조사들이 자동차의 특정 기능을 구독 서비스로 제공하려는 시도를 이어가면서 소비자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며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커지자, 이 구독 모델은 더욱 노골적으로 변모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은 바로 폭스바겐이다. 폭스바겐은 최근 자사 전기차 모델인 ID.3에 ‘최고출력 구독 서비스’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공장에서 생산될 때부터 최고출력을 소프트웨어로 제한하고, 이를 해제하기 위해서는 월 16.50파운드(약 3만 원)의 구독료를 내거나 영구적으로 해금하려면 120만 원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편의 기능의 문제가 아니라, 자동차의 핵심 성능을 돈을 받고 풀어주는 행위이기에 소비자들은 “소비자를 호구로 본다”며 분노하고 있다.
사진 출처 = Volkswagen
폭스바겐이 내놓은 이 정책은 영국을 시작으로 SNS 상에서 빠르게 확산되며 논란을 낳았다. 이 서비스의 대상은 폭스바겐의 전기 해치백 ID.3 퓨어 모델이다. 이 차량의 최고출력은 168마력으로 설계되었지만, 실제 판매될 때는 소프트웨어 제한을 통해 148마력으로 조정되어 출고된다. 즉, 차량을 구매해도 본래의 성능을 온전히 누릴 수 없는 자동차가 되는 셈이다.
이러한 폭스바겐의 행태는 소비자들의 분노를 사는 동시에, 납득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야기한다. 첫째, 보험료 문제다. 소비자가 구독 없이 제한된 출력으로 운행하더라도, 보험사는 차량의 출고 당시 최고출력인 168마력을 기준으로 보험료를 책정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실제 사용하지도 않는 성능에 대한 보험료를 지불해야 하는 불합리한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둘째, 제조사의 궤변이다. 폭스바겐은 이러한 구독 서비스에 대해 “초기 구매 시 고사양 옵션 비용 부담을 줄이고, 필요할 때만 고출력을 사용할 수 있는 합리적인 유연성을 제공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이러한 구독제가 업계의 트렌드라고 항변한다. 하지만 이는 소비자들에게 전혀 와닿지 않는 변명일 뿐이다. 소비자들은 이미 차량 가격에 포함된 하드웨어 기능을 소프트웨어로 막아놓고 돈을 더 받는 것은 명백한 횡포라고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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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뿐만 아니라, 최근 몇 년 사이 많은 해외 제조사들이 이른바 기능 구독제를 도입하려 시도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BMW다. BMW는 후륜조향 기능이나 열선 시트, 핸들 열선 기능을 구독 서비스로 제공하겠다고 발표하여 큰 논란을 낳았다. 벤츠 역시 일부 차량의 주행 성능과 관련된 기능을 구독 서비스로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제조사들이 이러한 구독 모델에 집착하는 이유는 부수적인 수익 모델을 창출하기 위함이다. 한 번 판매하고 끝나는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에서 벗어나, 차량의 수명 주기 동안 지속적인 수익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차량의 전동화가 이루어지며 소프트웨어가 중요해진 지금, 제조사들은 소프트웨어를 활용하여 새로운 수익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행태는 소비자 주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다. 소비자는 차량을 구매할 때 모든 하드웨어를 소유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미 달려 있는 기능을 잠금 해제하기 위해 매달 돈을 내야 한다는 것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다. 이는 마치 '냉장고를 샀는데 냉기 기능을 쓰려면 매달 구독료를 내야 한다'는 것과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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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의 최고출력 구독 서비스 논란은 자동차 산업이 직면한 새로운 도전을 보여준다. 자동차가 단순한 기계 장치를 넘어,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진화하면서 제조사와 소비자 간의 새로운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 투명한 정보 공개다. 제조사는 차량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능에 대해 명확하게 고지하고, 어떤 기능이 구독제에 포함되는지 사전에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둘째, 소비자 보호를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이다. 이미 차량에 탑재된 하드웨어 기능을 구독제로 판매하는 행위에 대해 규제하고, 소비자들이 부당한 요금을 지불하지 않도록 보호해야 한다. 셋째,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목소리다. 소비자들은 이러한 불합리한 정책에 대해 계속해서 비판하고,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