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팔리니 가격 '뚝'…르노 세닉, 대대적 할인...

by 뉴오토포스트

'유럽 올해의 차' 르노 세닉
국내선 판매 부진 '굴욕'
소비자 마음 되돌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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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르노

2024 유럽 올해의 차라는 화려한 타이틀과 함께, 르노코리아의 구원투수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등장한 소형 전기 SUV 세닉 E-Tech 일렉트릭. 하지만 야심 찬 포부와 달리, 세닉은 국내 출시 초기 처참한 판매 부진에 직면하며 ‘찻잔 속 태풍’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수입 물량 999대를 한정 판매하겠다던 호언장담이 무색하게, 두 달간 100대도 채 팔지 못한 것이다.

결국 다급해진 르노코리아가 ‘가격 인하’라는 극약 처방을 꺼내 들었다. 10월 한 달간, 최대 420만 원에 달하는 파격적인 제조사 할인을 포함한 대대적인 프로모션에 돌입한 것이다. 과연 르노 세닉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부진의 늪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EV3에 처참히 밀렸다…두 달간 고작 88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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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르노

세닉의 부진은 판매량 수치에서 명확하게 드러난다. 지난 8월 말 공식 고객 인도를 시작한 세닉은 8월 38대, 9월 50대를 판매해, 두 달간 누적 판매량 88대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는 올해 국내 시장에 999대만 한정 판매하겠다던 초기 전략이 사실상 실패했음을 의미한다.

같은 기간, 가장 직접적인 경쟁 모델인 기아 EV3는 9월 한 달에만 1,927대가 팔려나갔다. 두 달 누적 판매량은 4,200대를 훌쩍 넘는다. 세닉과 비교하면 40배가 넘는 압도적인 격차다. ‘유럽의 선택’이 한국 시장에서는 전혀 통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뼈아픈 결과다.

이러한 실패의 원인으로는 크게 두 가지가 꼽힌다. 첫째는 ‘상품성 부족’이다. 세닉은 ‘유럽차’라는 특성상, 국내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편의 사양인 1열 통풍 시트와 2열 열선 시트가 모든 트림에서 아예 선택조차 불가능하다. 5,000만 원이 넘는 차에 통풍 시트가 빠졌다는 점은 소비자들에게 외면받는 결정적인 이유가 되었다.

둘째는 ‘가격 경쟁력 부족’이다. 세닉의 국내 시작 가격은 5,159만 원으로, 기아 EV3나 현대 코나 일렉트릭 등 국산 경쟁 모델보다 수백만 원 비싸게 책정되었다. 뛰어난 주행 성능과 디자인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더 저렴하고 옵션이 풍부한 국산 전기차로 발길을 돌린 것이다.

420만 원 할인+보조금…실구매가 3,753만 원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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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르노

결국 르노코리아는 판매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가격’이라는 가장 강력한 카드를 꺼내 들었다. 10월 한 달간, 세닉 E-Tech를 구매하는 고객에게 250만 원의 특별 지원금을 기본으로 제공하며, 로열티 프로그램 등 각종 혜택을 더하면 제조사 할인만 최대 420만 원에 달한다.

여기에 정부 보조금을 더하면 가격은 더욱 낮아진다. 세닉의 국고 보조금은 443만 원으로 책정되었다. 지자체 보조금은 지역별로 다른데, 보조금이 가장 많은 지역을 기준으로 계산할 경우, 차량 가격 5,159만 원에서 제조사 할인(420만 원)과 국고 보조금(443만 원), 지자체 보조금(약 540만 원 가정)을 모두 더하면 실구매가는 최저 3,753만 원까지 내려간다.

이는 경쟁 모델인 EV3의 중간 트림과 직접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가격대로, 출시 초기에 지적받았던 가격 경쟁력 부족 문제를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돌아선 소비심리, 되돌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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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르노

르노코리아의 발 빠른 가격 할인 정책은 판매 부진을 타개하려는 절박함의 표현이다. 하지만 한번 돌아선 소비 심리를 되돌리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통풍 시트 등 근본적인 상품성 개선 없이는 할인 효과가 단기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유럽 올해의 차’라는 명예가 무색하게 국내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르노 세닉. 과연 이번 파격적인 가격 할인이 판매량 반등의 기폭제가 되어 ‘구원투수’의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시장의 냉정한 평가가 다시 한번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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