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주행거리 2배로 늘려주는 마법의 운전 방법

by 뉴오토포스트

1회 충전만으로 1,704km 주행
비결은 하이퍼마일링 운전 기술
운전 습관만으로 주행거리 2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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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GM

최근 자동차 업계를 발칵 뒤집은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쉐보레의 거대한 전기 픽업트럭 ‘실버라도 EV’가 특별한 하드웨어 개조나 소프트웨어 변경 없이, 오직 운전 기술만으로 공인 주행거리의 두 배가 넘는 1,704km(1,059마일)를 주행하며 전기차 단일 충전 최장 주행거리 신기록을 세운 것이다.

이는 기존 기록 보유자였던 럭셔리 전기 세단 루시드 에어(1,205km)마저 가볍게 뛰어넘는 경이로운 기록이다. 어떻게 이런 ‘마법’ 같은 일이 가능했을까? 배터리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 아니면 숨겨진 비밀 장치? 정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바로 운전자의 습관과 약간의 차량 설정 변경만으로 효율을 극한까지 끌어올리는 ‘하이퍼마일링(Hypermiling)’ 운전 기술 덕분이다.

하이퍼마일링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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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GM

이번 기록은 GM 소속 엔지니어 35명이 미국 미시간주의 한 테스트 트랙에서 43시간 35분 동안 교대로 운전하며 달성했다. 사용된 차량은 양산형 실버라도 EV RST 퍼스트 에디션 모델로, 어떠한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개조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오직 ‘하이퍼마일링’ 기술만을 사용해 이룬 순수한 결과다.

‘하이퍼마일링’이란 자동차의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여 최소한의 연료(또는 전기)로 최대한의 거리를 주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운전 방식을 의미한다. 이는 단순히 연비 운전을 넘어, 차량의 물리적 특성과 도로 환경을 최대한 활용하여 에너지 손실을 극한까지 줄이는 기술과 노하우를 포함한다.

과거 내연기관차 시절에는 연비 대회의 참가자들이나 일부 마니아들 사이에서 사용되던 기술이었지만, 1회 충전 주행거리가 곧 경쟁력인 전기차 시대에 접어들면서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번 실버라도 EV의 신기록은 하이퍼마일링 기술이 전기차의 잠재력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다.

신기록을 만든 ‘마법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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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GM

그렇다면 GM 엔지니어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하이퍼마일링 기술을 사용했을까? 그들이 사용한 ‘마법’은 사실 특별한 것이 아니라, 에너지 효율의 기본 원칙에 충실한 것이었다.

먼저 평균 시속 32~40km/h를 유지하는 것이다. 차량의 공기 저항은 속도의 제곱에 비례하여 증가한다. 즉, 속도가 2배 빨라지면 공기 저항은 4배 커진다. 엔지니어들은 에너지 소모가 가장 적은 최적의 속도 구간인 시속 32~40km/h를 최대한 일정하게 유지하며 공기 저항을 최소화했다.

그 다음 부드러운 가감속을 통해 회생제동을 극대화하였다. 급가속과 급제동은 에너지 낭비의 주범이다. 운전자들은 최대한 부드럽게 가속하고, 감속 시에는 브레이크 페달 대신 회생 제동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버려지는 운동 에너지를 최대한 전기로 회수했다.

타이어 공기압 또한 최대화시켜 타이어 공기압이 낮으면 노면과의 접촉 면적이 넓어져 구름 저항이 커진다. 이들은 타이어 측면에 표시된 최대 허용 공기압까지 압력을 높여 구름 저항을 최소화했다. 단, 일반 주행 시에는 제조사가 권장하는 적정 공기압을 유지하는 것이 안전하다.

불필요한 무게 제거 또한 중요하다. 차량 무게가 가벼울수록 더 적은 에너지로 움직일 수 있다. 이들은 스페어타이어를 포함해 당장 필요하지 않은 모든 짐을 차량에서 제거하여 무게를 최대한 줄였다.

픽업트럭의 개방된 적재함은 주행 중 공기 와류를 발생시켜 공기 저항을 높인다. 적재함 커버(토너 커버)를 장착하여 공기 흐름을 매끄럽게 만들고, 모든 창문을 닫아 외부 공기 유입으로 인한 저항을 막았다.

마지막으로 에어컨이나 히터는 전기차의 전력을 가장 많이 소모하는 장치 중 하나다. 이들은 모든 공조 장치를 끄고 오직 주행에만 전력을 집중했다.

변화가 곧 마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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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GM

GM 엔지니어들이 보여준 1,704km라는 기록은 일반적인 주행 환경에서는 결코 달성할 수 없는 극한의 결과다. 시속 40km로 고속도로를 달릴 수도 없고, 여름이나 겨울에 에어컨이나 히터를 끄고 운전하는 것은 고문에 가깝다. 실버라도 EV RST의 미국 EPA 공인 주행거리인 708km(440마일)가 우리 일상에서의 현실적인 참고 지표다.

하지만 이번 신기록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분명하다. 바로 운전자의 습관과 약간의 노력만으로도 전기차의 실제 주행거리를 공인 주행거리 이상으로 충분히 늘릴 수 있다는 사실이다. 급가속·급제동을 줄이고 부드럽게 운전하는 습관, 주기적인 타이어 공기압 점검, 불필요한 짐 싣지 않기, 과도한 공조 장치 사용 자제 등 하이퍼마일링의 기본 원칙들은 일상에서도 얼마든지 실천 가능한 ‘연비 운전 꿀팁’이다. 전기차 주행거리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에 시달리기보다, 오늘부터 하이퍼마일링의 작은 원칙들을 하나씩 응용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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