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판매 부진과 신차 가뭄에 시달리며, 매각설과 철수설까지 나돌았던 르노코리아. ‘르노가 한국 시장을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비관적인 전망이 쏟아지던 것이 불과 1~2년 전의 일이다. 하지만 이 모든 우려를 한 방에 뒤집어엎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르노그룹 본사가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 또다시 대규모 추가 투자를 단행하며, 이곳을 ‘동북아시아 전기차 전진기지’로 육성하겠다는 ‘큰 그림’을 공식 선언한 것이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는 단순한 립서비스가 아니다. 이미 올해 초 하이브리드 혼류 생산을 위해 수천억 원을 투입한 데 이은, 전동화 시대를 향한 쐐기 박기다. ‘한국 사랑’을 재확인한 르노의 파격적인 행보에 국내 자동차 업계가 발칵 뒤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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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파격적인 투자 계획은 그 무대부터 남달랐다. 르노코리아의 니콜라 파리 사장은 지난 10월 29일 경주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서 한국 내 신규 투자 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니콜라 파리 사장은 “르노코리아는 르노그룹의 전략적인 5대 글로벌 허브 중 하나”라고 못 박으며, 일부에서 제기되던 ‘코리아 패싱’ 의혹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한국 시장이 단순한 판매 기지를 넘어, 르노그룹의 글로벌 전략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전략적 요충지’임을 명확히 했다.
이러한 선언을 뒷받침하는 실질적인 조치도 즉각 이어졌다. 르노코리아는 부산공장의 전기차 생산 관련 추가 설비 투자를 공식화하고, 외국인직접투자(FDI) 신고서를 산업통상자원부에 공식 제출했다. 이는 ‘말’이 아닌 ‘돈’으로 한국 시장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와 장기적인 투자 의지를 증명한 것으로, 르노의 진정성에 대한 모든 의구심을 불식시키는 강력한 한 수로 평가된다.
사진 출처 = 르노
이번 추가 투자가 더욱 충격적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아 이루어진 투자이기 때문이다.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은 이미 올해 1월, 7천억 원 규모의 설비 업그레이드를 통해 내연기관, 하이브리드(HEV), 그리고 순수 전기차(EV)까지 한 라인에서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혼류 생산 시스템’ 구축을 마친 바 있다. 이는 그랑 콜레오스와 오로라 2 등 차세대 하이브리드 모델의 성공적인 양산을 위한 포석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된 추가 투자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이미 갖춰진 혼류 생산 체계를 기반으로, 부산공장의 ‘전기차 생산 역량’을 한층 더 전문화하고 고도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르노그룹이 차세대 전기차 모델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수출 물량을 담당할 핵심 생산 거점으로 ‘부산’을 낙점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를 통해 부산공장이 르노그룹의 ‘동북아 전동화 전략 핵심 거점’으로 완벽하게 진화할 것으로 분석한다. 즉, 내수 시장을 넘어 일본, 호주, 아세안 등 동북아 및 아태지역으로 수출될 르노그룹의 차세대 전기차들이 ‘메이드 인 부산’ 마크를 달고 전 세계로 뻗어나가게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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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철수설’의 중심에 섰던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의 위상은 이제 180도 달라졌다. 르노그룹의 ‘전략적 5대 글로벌 허브’라는 확고한 지위와, 내연기관부터 하이브리드, 전기차까지 모두 생산 가능한 최첨단 ‘전진기지’라는 실리를 모두 챙겼다.
르노그룹이 한국 정부와 부산시의 지원에 ‘대규모 추가 투자’라는 ‘신뢰’로 화답하면서,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은 이제 위기의 상징이 아닌 ‘미래 기회의 땅’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는 르노코리아 임직원뿐만 아니라, 수많은 협력업체와 부산 지역 경제 전체에도 엄청난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르노의 한국 사랑’이 말뿐이 아니었음을 증명한 이번 결정이, 르노코리아의 화려한 부활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