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쏘나타’의 충격적인 변화
전기차 심장 달고 ‘패스트백’ 대변신
감성 택한 렉서스의 승부수?
압도적인 정숙성과 잔고장 없는 신뢰, 그리고 비교 불가능한 하이브리드 효율. 렉서스 ES는 지난 수년간 ‘프리미엄 세단의 교과서’이자 ‘가장 안전한 선택’으로 불리며, 강남 일대에서 쏘나타보다도 더 많이 보인다는 농담 섞인 찬사를 받아왔다.
사진 출처 = 렉서스
하지만 이 지루하고 완벽했던 차가, 그야말로 ‘대반란’을 선언했다. 최근 렉서스가 2026년형 8세대 ES 풀체인지 모델의 티저 영상을 공개하며, 그 충격적인 변화의 방향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안전한 선택’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버린 파격적인 디자인 변화는 물론, 브랜드 역사상 최초로 ‘ES 350e’라는 순수 전기차 모델까지 라인업에 추가하며 시장에 정면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사진 출처 = 렉서스
이번 신형 ES 풀체인지의 첫 번째 충격은 단연 ‘디자인’이다. 7세대 현행 모델까지, ES는 언제나 ‘편안하지만 지루한’, ‘중후하지만 보수적인’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렉서스는 그 안전한 디자인을 과감히 버렸다.
그리고, 공개된 티저 영상과 예상도에 따르면, 신형 ES는 기존의 전형적인 3박스 세단 형태를 탈피했다. 아우디 A7이나 벤츠 CLS처럼 루프라인이 트렁크 리드까지 매끈하게 떨어지는 패스트백 스타일을 적용해, 역동성과 섹시함을 극단적으로 강조했다. 이는 더 이상 50~60대 중장년층의 ‘아빠차’가 아닌, 40대, 심지어 30대의 젊은 프리미엄 고객까지 모두 사로잡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다.
실내 역시 ‘대격변’이다. 렉서스는 신형 ES가 운전자 중심의 차세대 콕핏 디자인과, 기존 모델의 단점으로 지적받았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완전히 대체하는 새로운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탑재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는 ‘편안한 뒷좌석’만큼이나 ‘몰입감 있는 운전석’을 중시하겠다는, 디자인 철학의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사진 출처 = 렉서스
디자인 변화가 ‘충격’이라면, 파워트레인의 변화는 ‘혁명’에 가깝다. 렉서스는 이번 신형 ES를 통해 도요타그룹의 핵심 전략인 ‘멀티 패스웨이’를 본격적으로 실행한다. ‘전기차 올인’이라는 위험한 도박 대신, 두 개의 심장을 동시에 얹는 ‘투 트랙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이미 시장에서 완벽하게 검증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통해, 여전히 전기차 충전에 부담을 느끼는 기존의 충성 고객들을 단단히 붙잡아 두고, 여기에 ‘ES 350e’로 명명된 순수 전기차 모델을 라인업에 추가한다. 이는 렉서스 ES 역사상 최초의 시도다. 이 전기차 모델은 테슬라 모델 S, BMW i5, 벤츠 EQE 등과 직접적으로 경쟁하며, 하이브리드로는 만족하지 못했던 새로운 전기차 고객까지 모두 흡수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이다.
하지만 렉서스가 내세우는 무기는 ‘스펙’이 아니다. 렉서스는 신형 ES의 핵심 가치로 ‘감성’을 꼽았다. 제로백 3초, 주행거리 600km 같은 피로한 숫자 경쟁 대신, 렉서스만이 제공할 수 있는 궁극의 가치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렉서스 관계자는 “단순히 기술적인 소음을 차단하는 것을 넘어, 운전자가 ‘심리적 평온함’을 느낄 수 있는 궁극의 정숙함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이는 ‘안락함의 제왕’이라는 렉서스의 DNA를 전동화 시대에 맞게 재해석하여, 경쟁 모델들이 흉내 낼 수 없는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하겠다는 선언이다.
사진 출처 = 렉서스
렉서스 신형 ES의 변신은 그야말로 파격적이다. 가장 ‘보수적’이고 ‘안전한’ 성공 공식을 따르던 모범생이, 이제 ‘패스트백’이라는 역동적인 디자인과 ‘하이브리드+전기차’라는 투 트랙 전략으로 시장에 반기를 들었다.
이는 렉서스, 나아가 도요타그룹의 중대한 전략적 도박이다. 과연 렉서스 ES는 ‘안락한 하이브리드 세단’을 원했던 기존 충성 고객과, ‘짜릿하고 혁신적인 전기차’를 원했던 신규 고객이라는, 성향이 완전히 다른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까? 아니면, 정체성이 모호해지며 ‘이도 저도 아닌’ 차로 전락하게 될까. 렉서스의 화려한 반란이, 독일 3사와 테슬라가 주도하던 프리미엄 세단 시장의 판도를 어떻게 뒤흔들지, 그 결과에 모든 시선이 쏠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