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석에 아무도 없는 택시가 늦은 밤 도심을 누비고, 스마트폰 터치 한 번이면 내 집 앞으로 스스로 찾아온다.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보던 장면이 중국 광저우에서 현실이 되었다. 중국의 '우버'로 불리는 최대 차량 호출 플랫폼 디디추싱이 안전요원조차 탑승하지 않는 '완전 무인' 자율주행 서비스를 24시간 쉬지 않고 가동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는 제한된 구역이나 특정 시간에만 운행되던 기존의 시범 서비스와는 차원이 다르다. 미국의 크루즈가 안전 문제로 운행을 중단하고, 웨이모가 조심스럽게 구역을 넓혀가는 동안, 중국은 보란 듯이 속도전으로 치고 나왔다. 밤낮 가리지 않고, 날씨와 상관없이 돌아가는 이 시스템은 중국의 자율주행 기술이 실험실을 벗어나 완벽한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음을 알리는 강력한 신호탄이다.
이번 서비스의 핵심이자 가장 충격적인 부분은 '완전 무인'이라는 점이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로보택시 서비스는 만일의 돌발 사태를 대비해 운전석이나 조수석에 안전요원이 동승하는 형태였다. 하지만 디디는 12월 1일부터 광저우 시범 구역에서 이 안전요원마저 차에서 내리게 했다. 오직 승객과 AI 시스템만이 차량에 남는 진정한 의미의 '자율주행 레벨 4' 시대가 열린 것이다.
서비스 구역은 광저우 황푸구의 핵심 주거 및 상업 지구다. 인적이 드문 교외의 한적한 도로가 아니라, 지하철역, 학교, 대형 쇼핑센터 등 복잡한 도심 한복판을 연결한다. 오토바이와 자전거, 무단횡단 보행자가 뒤섞인 중국 특유의 복잡한 도로 환경을 AI가 스스로 판단하고 제어한다는 것은 기술적 자신감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사용자는 기존 디디 앱을 통해 일반 택시를 부르듯 로보택시를 호출하고, 앱으로 차량 문을 열거나 잠글 수 있다. 탑승 후에는 차내 디스플레이를 통해 목적지를 확인하고 출발 명령을 내린다. 주행 중 도움이 필요하면 디스플레이를 통해 원격 지원 센터와 24시간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어, 운전자가 없어도 불안감을 느낄 틈이 없도록 설계했다. 이는 디디가 자율주행 기술뿐만 아니라, 승객을 위한 서비스 인터페이스까지 완벽하게 구축했음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안전요원의 인건비가 빠진다는 점은, 향후 로보택시 요금이 일반 택시보다 훨씬 저렴해질 수 있다는 경제적 혁신까지 예고한다.
디디의 자신감은 '24시간 운영'에서 정점을 찍는다. 자율주행차에게 야간 주행은 시야 확보가 어려운 난코스다. 가로등 불빛과 차량 전조등이 번갈아 비치는 복잡한 조도 환경은 센서의 오작동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출퇴근 시간의 극심한 혼잡 트래픽이나 우천 시 미끄러운 노면 등은 AI가 해결해야 할 고난도 과제다.
디디는 2022년 11월 시험 허가를 획득한 이후,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끈질기게 주행 데이터를 쌓으며 시스템의 안정성을 검증해 왔다. 수백만 킬로미터에 달하는 누적 주행 데이터를 바탕으로 AI를 학습시켰고, 라이다(LiDAR)와 카메라, 레이더를 융합한 센서 시스템은 인간의 눈보다 더 정확하게 어둠 속의 장애물을 감지한다.
24시간 서비스 개시는 그동안 축적된 기술력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불가능한 결정이다. 이는 테슬라의 FSD나 구글 웨이모 등 경쟁자들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하다. 중국의 방대한 데이터와 정부의 전폭적인 규제 완화 정책이 만나 탄생한 이 '괴물'은, 글로벌 자율주행 패권 전쟁에서 중국이 결코 뒤처지지 않았음을, 오히려 상용화 속도 면에서는 서방 세계를 앞서가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디디의 24시간 완전 무인 차량 호출 서비스는 자율주행 기술이 실험실을 벗어나 우리의 '일상'으로 들어왔음을 알리는 중요한 이정표다. 광저우 시민들은 이제 운전기사의 눈치를 볼 필요 없이, 나만의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이동하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물론 아직은 시범 구역에 한정된 서비스지만, 디디는 이번 운영을 통해 사용자 피드백을 수집하고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할 계획이다. "운전은 기계가, 사람은 휴식을." 디디가 광저우에서 쏘아 올린 이 작은 변화가, 머지않아 전 세계 모빌리티 시장의 표준이 될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