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CO2 제로' 달성 위해 중국에 ‘올인’

by 뉴오토포스트

BMW, 2035년까지 CO2 감축 선언
중국 공장 100% 재생 에너지 가동
협력사와 손잡고 '배터리 무한 재활용'


과거 자동차 시장에서 '프리미엄'을 결정짓는 요소가 0에서 100km/h까지 도달하는 시간이나 최고 속도, 혹은 가죽 시트의 질감이었다면, 다가올 미래의 기준은 명확히 달라졌다. 바로 '얼마나 지구에 덜 해로운가', 즉 '지속 가능성'이다. 기후 위기가 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현실적인 리스크로 다가오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앞다퉈 탄소 중립을 외치고 있다. 그중에서도 독일의 프리미엄 브랜드 BMW가 보여주는 행보는 유독 과감하고 파격적이다. 단순히 전기차를 많이 팔겠다는 일차원적인 목표를 넘어, 자동차가 태어나서 폐기될 때까지의 모든 과정, 즉 '전 생애 주기'에서 탄소 발자국을 지우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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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BMW

특히 주목할 점은 BMW가 이 거대한 '넷 제로' 프로젝트의 승부처로 본거지인 유럽이 아닌 '중국'을 택했다는 사실이다.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이자, 동시에 가장 강력한 전기차 공급망을 갖춘 중국에서 BMW는 자사의 모든 친환경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2035년까지 6천만 톤 감축…선양 공장은 거대한 '친환경 실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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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BMW

BMW 그룹이 이번에 발표한 새로운 로드맵은 실로 야심 차다. 그들의 최종 목표는 2050년까지 실질적인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넷 제로' 달성이다. 이를 위한 중간 기착지로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019년 대비 40%인 4,000만 톤, 그리고 2035년까지는 최소 6,000만 톤 이상 줄이겠다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했다. 이는 단순히 공장의 굴뚝을 막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원자재 채굴부터 부품 생산, 차량 조립, 물류, 고객의 실제 운행, 그리고 마지막 폐차 및 재활용 단계까지 자동차의 생애 주기 전체를 아우르는 전방위적인 '탈탄소화'가 필수적이다. BMW는 이 불가능해 보이는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중국 선양 생산 기지를 전진 기지로 삼았다.

선양 공장은 단순한 생산 시설을 넘어 BMW의 지속 가능성 전략이 집약된 거대한 '친환경 실험실'과도 같다. 이곳은 이미 100% 재생 가능한 전력으로만 가동되고 있다. 공장 지붕과 주차장을 가득 메운 대규모 태양광 발전 패널은 기본이고, 더욱 놀라운 것은 난방 시스템이다. BMW는 탄소 배출 없는 난방을 위해 지하 2,900미터 깊이까지 구멍을 뚫어 심층 지열 에너지를 끌어올렸다. 이를 통해 천연가스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겨울철에도 화석 연료 없이 공장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한, 도장 공정에서 발생하는 폐수를 100% 정화해 다시 사용하는 등 물 한 방울, 전기 1kW도 허투루 쓰지 않는 치밀함을 보여준다. BMW가 중국을 선택한 것은 단순한 시장성 때문만이 아니라, 이러한 대규모 친환경 설비 투자를 가장 빠르고 효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인프라와 실행력을 갖춘 곳이기 때문이다.

협력사 200곳과 손잡은 '탄소 동맹'…폐배터리는 다시 보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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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BMW

BMW의 전략이 돋보이는 또 다른 지점은 "혼자서는 결코 넷 제로를 달성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광범위한 '탄소 동맹'을 구축했다는 것이다. 자동차 한 대에는 수만 개의 부품이 들어가며, 이 부품들을 만드는 협력사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은 전체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이에 BMW는 중국 내 협력사들에게 강력한 친환경 기준을 제시하고 동참을 유도했다. 그 결과, 현재 알루미늄, 강철, 고전압 배터리 등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약 200여 개의 중국 현지 협력사가 친환경 전력 사용 전환에 서명했다. 이들의 동참으로 줄어든 이산화탄소 배출량만 무려 100만 톤에 달한다. 이는 BMW가 단순히 갑질을 하는 것이 아니라, 협력사와 함께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상생의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기에 전기차 시대의 가장 큰 골칫거리인 '폐배터리' 문제에 대해서도 완벽한 해답을 내놓았다. BMW는 중국에서 수거한 폐배터리를 분해해 니켈, 코발트, 리튬 등 핵심 원자재를 추출하고, 이를 다시 새 배터리 생산에 투입하는 '폐쇄형 순환' 재활용 체계를 완성했다. 이는 자원 낭비를 막는 것은 물론, 광산 채굴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환경 파괴를 줄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낸다. BMW는 이러한 친환경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향후 6세대 eDrive 기술이 적용될 차세대 전기차 '노이어 클라쎄(Neue Klasse)'를 중국 시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2026년부터 중국 선양 공장에서 생산될 노이어 클라쎄는 설계 단계부터 재활용 소재 비율을 극대화하고 제조 공정의 탄소 발자국을 최소화하여, '진정한 의미의 친환경차'가 무엇인지 보여줄 예정이다.

중국에서 피어난 BMW의 녹색 야망, 세계를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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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BMW

BMW가 중국에서 보여주는 'CO2 제로'를 향한 질주는 놀라울 정도로 빠르고 체계적이다. 누군가는 중국 시장을 단순히 차를 많이 팔 수 있는 '소비처'로만 바라볼 때, BMW는 그곳을 미래 모빌리티의 기준을 세우는 '생산과 R&D의 심장'으로 격상시켰다.

지하 3km를 뚫어 열을 얻고, 200개의 협력사를 설득해 전력을 바꾸며, 다 쓴 배터리에서 다시 자원을 캐내는 BMW의 노력. 이것은 단순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이 아니라, 다가올 탄소 무역 장벽과 규제의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한 가장 고도화된 생존 전략이다. 중국 선양에서 시작된 BMW의 녹색 나비효과가,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의 흐름을 어떻게 바꿔놓을지 주목해야 한다. 진정한 프리미엄은 이제 배기음이 아닌, 깨끗한 지구를 위한 책임감에서 나온다는 것을 BMW가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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