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기면 안팔려요...자율주행차, 성공할 수 있을까?

by 뉴오토포스트

매일 센서 닦고 조율해야…
덕지덕지 센서는 혐오감 유발
AI 패권 전쟁 속 딜레마에 빠진 미래


퇴근길 꽉 막힌 도로 위, 운전대는 접어두고 넷플릭스를 보거나 부족한 잠을 청하는 상상. 운전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자율주행 시대의 장밋빛 미래다. 이 꿈을 현실로 앞당기겠다며 올해 초, 자율주행 신생 기업인 '텐서(Tensor)'가 로보택시가 아닌 '개인 소유'를 목적으로 한 완전 자율주행차의 대량 판매를 선언해 업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여기에 웨이모나 테슬라 같은 거대 기술 기업들까지 개인 판매 시장을 호시탐탐 노리면서, 바야흐로 '자율주행 마이카' 시대가 코앞에 다가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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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Depositphotos

하지만 전문가들은 냉정한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소비자가 지갑을 열게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수십 개의 센서가 덕지덕지 붙은 기괴한 디자인, 매일같이 센서를 닦아야 하는 번거로움,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에는 결국 사람이 운전대를 잡아야 하는 기술적 한계까지. "못생기고 불편하면 아무도 안 산다"는 시장의 불문율 앞에서 자율주행차는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매일 센서 닦는 '상전'을 모실 준비가 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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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웨이모

자율주행차 상용화의 가장 큰 걸림돌은 의외로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유지보수'와 '디자인'이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다. 라이다 센서의 가격이 획기적으로 낮아지면서 하드웨어 비용 장벽은 어느 정도 허물어졌다. 하지만 그 센서들을 관리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고통이다.

자율주행 전문가인 필 쿱만 교수는 개인용 자율주행차 소유를 "자가용 제트기를 소유하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제트기를 개인이 소유할 수는 있지만, 비행 전후의 정비와 관리는 전문 크루에게 맡겨야 하듯, 자율주행차 역시 개인이 감당하기 힘든 관리 소요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차량 곳곳에 박힌 수십 개의 카메라와 라이다 센서는 매우 예민하다. 주행 중 튀어 오르는 진흙, 빗물 자국, 심지어 새똥 하나만 묻어도 시스템은 "시야가 확보되지 않았다"며 작동을 멈춘다. 운전자는 매일 아침 출근 전, 차를 닦는 것도 모자라 센서 하나하나를 정밀하게 닦고 보정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더 심각한 것은 '디자인'이다. 현재의 자율주행 테스트카들을 보면 지붕 위에 거대한 라이다 센서가 툭 튀어나와 있고, 범퍼 곳곳에 센서들이 혹처럼 붙어 있다. 기술적으로는 필요할지 몰라도, 미적으로는 '낙제점'이다.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소유자의 개성을 나타내는 패션 아이템이기도 하다. 아무리 똑똑한 차라도 "못생기면 안 팔린다"는 것이 자동차 시장의 진리다.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려면 이 수많은 센서를 차체 라인 안으로 매끄럽게 숨기는 '센서 소형화 및 내장 기술'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센서를 숨기면 감지 성능이 떨어지거나 열 배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공학자들은 디자인과 성능 사이에서 머리 아픈 줄타기를 해야만 한다. 결국 디자인이 해결되지 않는 한, 자율주행차는 '멋진 내 차'가 아닌 그저 '도로 위를 달리는 못생긴 로봇' 취급을 받을 수밖에 없다.

비 오면 멈추는 차…AI 패권을 향한 '위험한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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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테슬라

디자인과 관리가 해결된다 해도, 기술적 모순은 여전히 남는다. 현재 논의되는 '레벨 4' 자율주행은 특정 조건 하에서만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이는 역설적으로 "특정 조건이 아니면 사람이 운전해야 한다"는 뜻이다. 폭우나 폭설이 쏟아져 센서가 먹통이 되거나, 차선이 지워진 비포장도로를 달릴 때, 혹은 복잡한 공사 현장을 만났을 때 AI는 "제어 불가"를 선언하고 인간에게 운전대를 넘긴다. 결국 운전대와 페달을 없앨 수 없고, 운전자는 언제든 개입할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1억 원이 넘는 돈을 주고 샀는데, 비 오는 날에는 내가 운전해야 한다면 소비자들은 "이럴 거면 왜 샀나"라는 회의감에 빠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제조사들이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으며 이 개발을 멈추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차를 팔아 돈을 벌겠다는 상업적 목적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바로 'AI 기술 패권' 경쟁이다. 자율주행차는 도로 위의 모든 정보를 빨아들이는 거대한 데이터 수집 장치다. 이 차가 수집하는 데이터는 인공지능을 학습시키는 핵심 자원이 되며, 이는 국가의 IT 경쟁력, 나아가 국방 및 안보 기술과도 직결된다. 미국과 중국이 자율주행 기술을 두고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율주행 기술의 주도권을 잡는 자가 미래의 AI 패권을 쥔다는 지정학적 계산이 깔려 있는 것이다. 때문에 기업들은 당장의 수익성이나 실용성 논란을 무시하고서라도, 이 기술을 포기할 수 없는 '치킨 게임'을 이어가고 있다.

소유할 것인가, 호출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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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Depositphotos

'개인 소유' 자율주행차의 미래는 아직 안개 속에 있다. 필 쿱만 교수의 말처럼, 우리는 자율주행차를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 관리 업체가 운영하는 차를 필요할 때 호출해서 쓰는 형태로 이용하게 될 가능성이 훨씬 높다.

못생긴 센서와 까다로운 관리, 그리고 날씨를 타는 AI. 이 모든 단점은 개인이 감당하기엔 너무나 큰 장벽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기술은 계속 진보하고 있으며, 그 방향은 '운전자 없는 세상'을 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연 우리는 미래에 못생김을 감수하고서라도 내 집 주차장에 로봇을 들여놓게 될까, 아니면 운전의 즐거움을 뺏긴 채 뒷좌석에 앉은 승객으로 남게 될까. 자율주행차가 던지는 질문은 이제 기술을 넘어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을 겨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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