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면허 취득, 영어 시험 의무화 추진
안전 명분 내세우지만 실제 사고 원인은 음주·과속
신규 및 갱신 이민자도 대상이라 차별 논란 가열
펜실베이니아주가 운전면허 취득 기준을 두고 뜨거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두 명의 공화당 주 의원이 운전면허 발급을 위해 영어 능력 시험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추진하며 "안전 문제"를 명분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이 법안은 운전면허 필기시험과 실기시험을 모두 영어로만 치러야 하고, 신규 운전자는 물론 면허를 갱신하는 합법적인 이민자들까지 영어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 논란의 불씨가 되고 있다. 언뜻 보면 도로 안전 강화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는 빠르게 변화하는 이민 사회에 대한 차별이라는 비판 또한 거세다.
이번 제안은 "대규모 이민자 유입으로 인한 사고 증가"를 이유로 들며 운전자가 교통 표지판을 이해하고 경찰과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영어 능력이 운전의 필수 요소라는 논리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이 과연 실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것인지, 아니면 이민자들에 대한 불필요한 장벽을 세우는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논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안전과 인권 사이에서 펜실베이니아주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펜실베이니아주 공화당 소속 마를라 브라운과 조 해머 의원은 운전면허 취득을 위한 영어 능력 시험 의무화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들은 이 법안이 영어 미숙으로 인한 교통사고 증가라는 "주요 안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라고 주장한다. 법안의 주요 내용은 필기시험 및 도로 주행 시험을 전면 영어로만 실시하는 것을 비롯해, 펜실베이니아 교통부가 신규 면허 취득자 모두의 영어 읽기 및 말하기 능력 평가를 위한 영어 능력 시험을 개발하도록 요구하며, 모든 신규 운전자에게 이 영어 시험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포함한다. 더불어 면허 갱신 시 합법적인 이민자에게도 영어 능력 시험 재응시를 요구하고, 시험 시 통역사 동반을 금지하며, 운전 매뉴얼도 영어로만 제공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이들은 "영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운전자가 면허를 취득하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라며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이 법안을 두고 실제 사고 데이터와 동떨어진 주장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펜실베이니아주 자체 통계에 따르면 교통사고 및 사망자 수는 최근 몇 년간 안정적으로 유지되거나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021년 11만 7,899건이던 사고 건수는 2024년 11만 765건으로 줄었고, 사망자 수도 2021~2022년 최대 1,230명에서 작년 1,127명으로 감소했다. 특히 주정부 데이터는 비영어권 화자가 유발한 사고 비율을 따로 분류하지 않지만, 음주 운전과 과속이 사망 사고의 주된 원인이라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작년 사망 사고의 약 45%가 음주 또는 과속과 관련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는 의원들이 내세운 "이민자로 인한 사고 증가"라는 주장이 실제 통계와는 거리가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정책은 실제 안전 향상보다는 이민자 커뮤니티에 대한 불필요한 차별과 경제적, 사회적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많은 이민자들이 해당 법안이 통과될 경우 운전면허 취득 자체가 어려워져 생계 활동에 큰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는 결국 펜실베이니아주의 경제적 활력을 저해하고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킬 가능성도 있다. 게다가 현재 면허를 소지한 이민자들에게 갱신 시 다시 영어 시험을 보게 하는 것은 법적 안정성과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펜실베이니아주의 운전면허 영어 능력 시험 의무화 법안 추진은 도로 안전 강화라는 명분과 이민자 차별이라는 비판이 팽팽히 맞서는 첨예한 쟁점으로 떠올랐다. 의원들은 영어 미숙 운전자가 사고 위험을 높인다고 주장하지만, 주 정부의 통계 데이터는 음주 운전과 과속이 실제 사고의 주요 원인임을 명확히 보여주며 법안 추진의 근거를 약화시키고 있다. 이는 결국 특정 집단에 대한 ‘낙인찍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기술의 발전과 국제화된 사회 속에서 우리는 모두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포용적인 사회를 만들어가야 한다. 단순히 언어의 장벽으로 운전면허 취득을 막는 것은 실질적인 안전 증진 효과보다는 사회적 불평등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펜실베이니아주는 보다 합리적이고 포괄적인 관점에서 실제 사고 원인을 분석하고, 모든 주민의 안전을 보장하면서도 차별 없는 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