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중국 CATL 기술로 ESS 배터리 생산에 집중
중국과의 배터리 기술력 격차 인정
이는 포드가 EV 대신 ESS 시장에서 실리적 협력으로…
미국의 대표적인 자동차 기업 포드가 전기 자동차 배터리 전략에서 예상치 못한 대변화를 발표했다. 국내 기업인 SK 온, LG 에너지 솔루션과의 114억 달러 및 65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EV 배터리 계약을 잇달아 취소하며, EV 배터리 사업 확장에 제동을 걸었다. 대신 포드는 중국 배터리 기업 CATL의 기술을 라이선스하여 미국 내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에너지 저장 장치 분야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하였다. 포드의 이와 같은 선택은 업계에 충격을 던지고 있다.
이러한 포드의 결정은 중국의 배터리 기술력이 전 세계적으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포드 고위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LFP 배터리 기술을 개발하려면 최소 10년이 걸렸을 것"이라고 인정하며, 결국 경쟁 대신 '협력'을 택하는 전략적 노선을 선택했음을 밝혔다. 이는 전기 자동차 시장의 주도권 경쟁 속에서 포드가 중국과의 직접적인 배터리 기술 경쟁에서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는 분석으로 이어진다.
포드는 최근 두 건의 주요 EV 배터리 계약을 전격 취소하며, 전기 자동차 생산 목표 조정 및 생산량 감축이라는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 이와 함께 2023년 중국 배터리 거물 CATL과 체결한 LFP 기술 라이선스 계약의 활용 방안도 변경했다. 원래 이 계약은 CATL의 기술을 활용해 자체 EV 배터리를 생산하려는 계획이었으나, 이제 포드는 이 LFP 기술을 에너지 저장 장치용 대형 배터리 생산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미시간에 건설될 새 공장은 전력 회사 및 그리드 운영자를 위한 대규모 ESS 유닛 생산의 거점이 될 예정이다.
포드가 이러한 전략적 전환을 감행한 배경에는 중국 배터리 기술의 압도적인 우위가 자리한다. 포드 기술 플랫폼 프로그램과 EV 시스템 부사장인 리사 드레이크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내에서 해당 기술을 구축할 라이선스를 이미 가지고 있다는 점과 포드의 1세기 이상 대규모 제조 경험을 결합하면, 자연스러운 인접 분야로서 매우 합리적인 선택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드레이크 부사장은 포드가 CATL과 협력하지 않았다면 독자적인 경쟁력 있는 LFP 기술을 개발하는 데 10년이 걸렸을 것이라고 덧붙이며 중국 기술력의 격차를 인정했다.
포드의 이번 결정은 정치적으로도 상당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제품 의존도 축소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포드의 CATL 기술 도입은 상당한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버지니아 주지사는 중국과의 연관성 때문에 포드의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을 거부하기도 했다. 이에 포드는 미시간 주에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며 내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포드는 자국의 에너지 생산자들의 지속적인 요구를 고려할 때, 중국산 배터리를 계속 수입하는 것보다 미국 내에서 배터리를 생산하려는 노력을 지원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주장하며 정치적 부담을 최소화하고 있다.
포드의 이번 전략 전환은 글로벌 전기 자동차 시장의 변화와 함께 기업들이 직면한 현실적인 도전 과제를 명확히 보여준다. 무리한 전기 자동차 생산 목표 대신, 중국의 선진 기술력을 인정하고 라이선스 모델을 통해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포드의 시도는 향후 다른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의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V 전환의 속도를 조절하면서도 장기적인 배터리 기술 내재화를 위한 '지름길'을 찾았다는 평가다.
이번 포드의 결정은 단순히 기업의 전략 변화를 넘어, 미·중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글로벌 기업들이 어떻게 '실리'를 추구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중국 배터리 기술의 우위가 명확한 상황에서 무조건적인 배척보다는 전략적 협력을 통해 자국의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포드의 시도는 실용주의적인 접근 방식으로 해석될 수 있다. 앞으로도 많은 기업이 기술 개발과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이러한 복합적인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