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ID-19와 닮은 영화, 우리에게 다시 질문을 던진다.
COVID-19가 휘몰아친 곳에서 우리는 바로 옆 가까운 곳에서 신음하는 이웃들을 보았다. 첨단 기술과 발전하는 의학의 결합으로도 인간이 정복할 수 없는 신종 바이러스의 등장과 그 파급력을 예견한 영화 ‘컨테이젼’은, 2011년에 제작되었지만 COVID-19가 중국 우한에서부터 전 세계를 잠식하는 동안 그 사실성을 바탕으로 새롭게 조명되었다.
영화는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지켜보는 것으로 시작된다. 첫 장면에 등장하는 인물은 기네스펠트로가 연기한 베스이다. 홍콩 출장을 다녀와 사랑하는 아들과 남편 토마스(맷 데이먼)와 재회하지만 원인 모를 발작과 함께 사망하고 만다. 같은 날 베스에게 전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아들마저 잃게 되면서 하루아침에 혼자 남겨진 토마스의 모습은 이제 더 이상 영화 속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컨테이젼 속 신종 바이러스의 치사율이 25~30%로 상당히 높게 설정되는 등 코로나19와 차이점도 있지만, 공항 폐쇄와 도로 통제로 인해 텅 빈 도시의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이나 잠복기가 있다는 점, 초기 역학조사를 위해 박사를 파견한다는 점 등 비슷한 부분이 있다.
미국 질병통제센터의 촉망받는 에린 미어스 박사(케이트 윈슬렛)는 감염 현장에서 철저히 준비하고 전문지식으로 임무를 수행했음에도 미처 예상치 못한 일로 감염되고 만다. 일반인은 물론 전문가들마저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감독은 전염병이 창궐한 곳에서 어느 누구도 방심하면 안 된다는 메시지로 경각심을 전한다. ‘아무것도 만지지 마라! 누구도 만나지 마라!’라는 포스터 카피에도 선명히 나타나듯이 누구 하나 가릴 것 없는 개개인의 습관화된 위생 관리와 질서 의식, 확실한 정보에 귀 기울이는 노력이 요구됨을 보여준다.
감독은 프리랜서 저널리스트 앨런 크럼위드(주드 로)를 극적인 인물로 등장시켜, 비판의식 없이 각종 매체의 정보를 맹신하는 대중의 우매함을 꼬집는다.
언론의 프레임에 갇히지 않기 위해,
정보의 가치 판단에 대해 주체적으로 되기 위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영화를 관통하는 다큐멘터리 같은 사실성으로 인해 드라마틱한 연출의 부재가 아쉽다는 평가도 있지만. ‘팬데믹’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흡입력 있게 끌고 나가는 것에서 다수의 작품으로 입증된 감독의 능력을 확인할 수 있다. 큰 고비를 넘긴 듯 확진자의 수가 줄어들었지만 상용화된 백신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보는 영화 컨테이젼은 우리에게 경각심뿐만 아니라 다시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들려오는 정보들을 분별하고 있나요?
당신이 듣는 그 정보는 사실이 맞나요?
질병의 확산만큼 뉴스의 중요성을 다룬
영화, 컨테이젼.
컨테이젼 2011 /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 / 미국
글 newlooks
사진 제공 파티시펜트 미디어, 이미지 네이션 아부다비, 위너 브라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