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녀의 편협한 시각이 주변인물의 삶을 어떻게 이끌어나가는지 그린다.
사과의 중요한 3가지 원칙은
내용, 태도 그리고 타이밍이라고 말한다.
브라이오니는
영화 마지막, 자신이 '속죄'하는 마음으로
소설을 쓰며
두사람에게 행복을 주었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녀는
내용, 태도 그리고 타이밍에서 모두 틀렸다.
영국 부유한 집안의 딸 세실리아는 집사의 아들 로비와 사랑에 빠진다. 이들을 지켜보고 있던 소녀, 세실리아의 여동생 브라이오니는 자신의 소견으로 오해하게 되고 가정에서 일어난 한 사건의 범인으로 로비를 지목한다. 브라이오니의 오해와 질투로 로비는 누명을 쓰고 전쟁터로 끌려간다. 세실리아는 로비를 기다리며 전쟁터에서 간호사로 일한다.
영화 어톤먼트는 어린 소녀의 편협한 시각에서 나온 상상이 어떻게 주변인물의 삶을 망가뜨리는지 촘촘하게 그린다. 브라이오니의 거짓된 증언은 주변인들에 의해서 진실로 바뀌어진다. 사실을 알고도 말하지 않는 사촌과 로비의 출신배경을 비웃는 세실리아의 오빠, 자신의 딸이 로비와 사랑에 빠질까 두려워하는 어머니까지. 그들의 침묵과 태도는 세실리아와 로비를 절망으로 몰아간다.
영화 어톤먼트는 원작 소설 속죄와 같은 형식으로 1부 사건의 시작, 2부 로비의 전쟁터, 3부 브라이오니의 속죄의 삶에 이어 4부의 반전으로 이어진다. 영화의 전반을 통해 인간이 가지고 있는 폭력성과 그 진실을 보여준다. 그 사건의 시작은 하나의 가정이었으나 로비가 침묵과 거짓이라는 폭력으로 인해 전쟁터로 내몰렸을 때 상황은 사회 전체로 확장된다.
현실의 로비와 세실리아는 행복한 결말을 맞지 못했다. 오랜 시간 그리움과 아픔 속에서 서로를 생각하며 마지막을 맞이한다. 브라이오니는 소설 속에 그들을 행복하게 그린다. 그리고 자신은 '속죄'한다고 말한다. 과연 그것이 속죄였을까. 그들의 인생 속 긴 시간과 아픔과 절망에 진정성있는 사과도 하지 않는 그녀의 이야기에 마음 한켠이 씁쓸하다.
소녀 브라이오니에 대하여.
글 newlooks
영화<어톤먼트>, 드라마, 영국, 122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