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먹고 남긴 피자 음식쓰레기 때문에 심각한 변비에 걸려 장기가 망가진 도마뱀이 발견됐다.
미국 플로리다 박물관(Florida Museum)은 ‘변비 걸린 도마뱀’ 연구 결과를 지난 4월 27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플로리다 대학교(University of Florida)에서 파충류를 연구하는 나탈리 클런치(Natalie Claunch)는 북부말린꼬리도마뱀을 연구하던 도중 피자집 쓰레기통에서 배가 빵빵하게 부풀어 오른 개체를 발견했다.
클런치는 "처음에는 이 도마뱀이 알 낳을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알인지 확인하려 도마뱀을 만졌더니, 마치 똥덩어리가 가득 차 있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도마뱀 뱃속에 든 덩어리 정체를 밝혀 내기 위해 플로리다 박물관에서 각종 동물 3D 모형을 만드는 동료의 도움을 받게 됐다. 그들은 도마뱀을 CT촬영(X선을 이용해 내부를 관찰하는 의료 장치)했고 뱃속에 가득 찬 게 배설물임을 확인했다. 도마뱀 질량 약 80%를 차지한 배설물 덩어리는 모든 생명체를 통틀어 가장 심한 변비로 기록됐다.
클런치는 특이 현상이 발생한 이 도마뱀을 3D 모형으로 남겼다. 그리고 소화기관이 망가져 살 수 없게 된 이 도마뱀을 안락사한 뒤 해부해 배설물 덩어리를 빼냈다. 이 덩어리 구성 물질을 분석한 결과 곤충, 작은 도마뱀, 기름진 모래 등이 발견됐다.
북부말린꼬리도마뱀이 먹이로 삼는 곤충과 작은 도마뱀은 피자와 같이 기름기가 가득한 음식물 쓰레기통 근처에 많다. 클런치는 이 도마뱀이 피자집 음식물 쓰레기통 근처에서 먹이를 섭취하다 기름기가 묻은 모래도 함께 섭취했다고 추정했다. 그는 도마뱀이 이 덩어리를 소화할 수 없어 배고픔을 느끼고 계속 먹이를 먹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클런치는 "다른 장기를 위해 남겨진 공간이 거의 없다는 점에 놀랐다. 3D 모형을 보면 갈비뼈 안에 든 심장, 폐, 간을 위한 공간이 매우 작다는 걸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