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의 게임 접근성 강화를 위한 음성 지원 기능 추가
마비노기는 겨울캠프 쇼케이스에서 시각장애인의 게임 접근성 강화를 위한 음성 지원 기능 추가를 발표하고 지난해 12월 21일 이를 서비스에 적용했다.
이 기능은 작년 2월 마비노기 유저들을 위한 건의 게시판인 ‘에린 토론 광장’에 올라온 한 밀레시안의 글 ‘눈감아도 마비노기’에서 시작되었다. 글을 올린 밀레시안은 마비노기를 즐기던 유저였지만 후천적으로 시각장애를 갖게 되었다고 했다. 마비노기를 하고 싶어 접속해도 제한적인 플레이만 할 수밖에 없는 아쉬움을 토로하며, 주요 메뉴의 음성 지원 기능 추가를 건의했다. 많은 유저들이 이에 공감하며 마음을 더했다. 그리고 마비노기 개발팀은 아래와 같이 답했다.
“마비노기는 장애와 무관하게 모든 밀레시안 여러분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이 의견에 참여해 주신 많은 밀레시안 여러분의 마음도 이와 같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개발팀은 밀레시안 여러분께서 보다 편리하게 마비노기에 접속하실 수 있는 방법을 팀 내외로 탐색 중이며, 쉽지 않은 도전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에린 토론 광장 답변과 함께 구체적인 방안 및 디테일한 내용을 말씀드리기 어려우나, 모든 밀레시안 여러분이 마비노기 안에서 만큼은 현실에서의 그 어떤 다름과 관계없이 행복한 에린 생활을 즐기실 수 있는 것을 목표로 최선을 다해 솔루션을 탐색하겠습니다.”
답변하는 데 그치지 않고 마비노기는 끝내 약속을 지켰다. 시각장애인이 마비노기에 접속하고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고 지난 12월 음성 지원 기능을 서비스에 적용했다. 이제 게임 내 버튼과 아이템에 마우스를 올리면 음성을 들을 수 있게 되어 시각장애인도 예전보다 나은 환경에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 이를 위해 AI 음성 합성 기술을 활용하고 여러 유관부서들이 협력했으며, 성우 김하루 님은 블로니의 목소리로 마음을 더했다.
마비노기는 2022년부터 발달장애청년을 위한 일터 푸르메소셜팜과 무이숲을 지원하는 프로젝트 ‘나누는맘 함께하고팜’을 진행하고 있다. ‘나누는맘 함께하고팜’을 시작하며 마비노기는 아래와 같은 뜻을 밝혔다.
"에린에 찾아온 밀레시안들은 채집, 전투, 제작 등 각자의 길을 걸으며 성장하고 에린 안의 세상을 넓혀 나갔습니다. 저희 마비노기는 밀레시안 여러분이 에린을 즐기며 행복하게 웃을 때 가장 행복했습니다. 마비노기는 행복한 웃음이 에린을 넘어 더 넓은 세상으로 퍼져 나가길 바라며 행복을 나눌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발달장애 청년들, 푸르메소셜팜과 행복을 전하기 위한 걸음을 내딛습니다.”
‘행복한 웃음이 에린을 넘어 더 넓은 세상을 퍼져나가길 바라는 마음(나누는맘 함께하고팜)’과 ‘현실에서의 그 어떤 다름과 관계없이 행복한 에린 생활을 즐기실 수 있는 것을 목표(음성 기능 추가)’는 같은 마음이다. 밀레시안이 게임 안팎에서 행복하기를 바라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서비스를 발전시키며 동시에 그 즐거움을 세상과 나눌 방법을 고민하고 있는 마비노기의 민경훈 디렉터와 최동민 콘텐츠 리더를 넥슨재단이 직접 만나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 지원 기능 추가 배경과 뒷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마비노기가 오랜 시간 동안 밀레시안 여러분들의 사랑을 받아왔기 때문에 그동안 이루어진 기술의 발전으로 조금은 의미 있는 시도를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최동민 콘텐츠 리더 게임 안에서 외부 소프트웨어의 도움 없이, 화면상에 나타나는 버튼, 아이템 이름 등 게임 플레이에 필수적인 요소들을 음성으로 읽어주는 기능입니다. 윈도우에서 지원하는 스크린리더 기능이 게임 내 마우스 오버된 대상에 대해서 동작한다고 생각해 주시면 이해가 쉬우실 것 같습니다.
최동민 ‘에린 토론 광장’에 올라온 ‘눈감아도 마비노기’라는 글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에린 토론 광장’을 통해 많은 밀레시안 여러분께서 좋은 내용의 건의를 전달 주고 계시고, 개발팀에서도 좋은 의견들을 개발 방향에 반영하면서 마비노기를 만들어가고 있는데요. 작년 2월에 ‘눈감아도 마비노기’라는 제목으로 글이 하나 올라왔습니다. 시각장애인이 되신 밀레시안 분께서 조금 더 마비노기에 쉽게 접속하기 위해서 캐릭터 선택창 하단 메뉴 (시작, 새 캐릭터, 새 애완동물 같은..) 라도 음성 지원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이 사연을 듣고 개발팀으로서 뿐만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 생각이 정말 많아졌습니다.
많은 밀레시안 여러분께서 안건에 공감해 주셨고, 개발팀도 꼭 솔루션을 찾아서 좀 더 편하게 마비노기에 접속하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 싶었습니다. 안건을 올려주신 밀레시안분께서 말씀하신 대로 캐릭터 선택창만 음성을 지원하는 건 녹음을 하면 금방 구현할 수 있는 내용이었어요. 하지만 그 정도 만으로는 플레이를 하는데 어려움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적어도 화면상에 보이는 아이템이나 버튼에 대해서는 모두 음성 지원이 가능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마비노기에 존재하는 아이템은 수만 개가 넘고, 화면상에 보이는 텍스트들도 매우 많아서 모든 항목을 녹음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습니다.
여러 고민을 하며 개선방향을 논의하던 중 개발팀 구성원 분께서 좋은 의견을 주셨습니다. 얼마 전에 강원기 총괄 디렉터님 음성을 합성했던 AI 기술로 음성 지원을 하는 방법이었습니다. 이 아이디어를 토대로 서버에서 미리 대량으로 생성해 놓은 음성을 클라이언트에서 실시간으로 다운로드하여 출력하는 음성 지원 기능을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위해서 음성 합성, 음원을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서버를 구성하는 부분 등에서 유관부서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인게임 구현은 위 내용들에 비하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라서, 이미 진행되고 있던 겨울 업데이트 개발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제가 구현을 담당해서 진행했습니다. 처음 선보이는 기능이다 보니 업데이트 시점에 약간의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많은 분들이 도와주신 덕분에 12월 중에 무사히 밀레시안 여러분께 선보여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최동민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시각장애인이 되신 밀레시안 분의 사연을 보며 저희도 느낀 바가 많았습니다. 해당 기능을 서비스에 당장 적용할 수 없지만, 어떻게 하면 저희의 진심을 담아 약속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과 반성하는 마음을 담아 쓴 답변입니다. 내용은 짧지만 긴 고민을 담아서 썼어요.
음성으로 텍스트를 읽어주는 NPC라면 당연히 마비노기에서 가장 먼저 유대감을 쌓는 NPC 인 '블로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최동민 빼놓을 수 없는 분이 있습니다. 바로 김하루 성우님입니다. 단순히 AI 음성 합성 기술을 사용해 음성 지원 기능 구현이 가능하긴 했지만 게임의 몰입감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목소리가 필요했습니다. 이 역할에 가장 어울리는 NPC라면 당연히 마비노기에서 가장 먼저 유대감을 쌓는 NPC 인 ‘블로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블로니 성우이신 김하루 성우님께 추가 목소리 녹음을 요청드렸습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녹음이라는 점을 설명드리니 흔쾌히 승낙해 주셨어요. 덕분에 마비노기의 몰입감을 지키는 음성 지원 기능을 선보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최동민 업데이트 이후 첫날에 5천 회 이상의 호출이 있었던 것을 확인했고, 이후에도 꾸준히 활용하는 밀레시안 분들이 계시는 것으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신기하고 재미있다는 동향도 있고, 이러한 시도를 긍정적으로 봐주시는 밀레시안 분들도 많습니다.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첫 시도인 만큼 앞으로도 의견 주시면 많은 분들이 더 편안하게 장벽 없이 마비노기를 즐기실 수 있도록 개선하겠습니다.
민경훈 디렉터 1년에 두 번 정도 푸르메소셜팜에 가고 있습니다. 사실 겨우 두 번 찾아뵙는 걸로 저희가 얼마나 많은 도움이 되겠어요. 저희가 가서 도움을 드린다기보다는 오히려 항상 더 많은 것을 얻어오는 느낌입니다. 처음에는 참여를 해도 될까 망설이던 마비노기 팀원분들도 지금은 오히려 적극적으로 참여하시고, 봉사 활동 날을 기다리시는 분들도 계세요.
푸르메소셜팜 직원분들도 항상 밝은 모습으로 반겨주세요. 사실 처음에는 조금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분들을 어떻게 대하는 게 좋을지, 혹시 실례가 되지는 않을지 조심스러웠는데요, 꾸준히 방문해서 함께 일하며 맡은 일을 굉장히 열심히 성실하게 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게 얼마나 아름다운 일이고 뜻깊은 일인지를 새삼 깨달았습니다. 봉사라기보다는 저희가 오히려 힐링하고 오는 시간이에요. 저희도 좀 더 열심히 해서 서비스 많이 성장시켜서 밀레시안 분들께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더불어 서비스의 성장을 통해 푸르메소셜팜에도 더 많은 도움을 드리고 싶다는 다짐을 항상 새롭게 하게 됩니다.
민경훈 사실 평소에 장애인들을 만나고 접할 기회가 적습니다. 경험이 부족하니까 어떻게 대해야 할지도 모르고 어색한 거죠. 지속적으로 만나고 경험이 쌓이다 보니까, 대하는 게 훨씬 편해졌어요. 실제로 푸르메소셜팜 직원들과 친구가 되어 연락하고 있는 팀원 분들도 계세요. 이게 결국 장애 인식 개선의 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민경훈 저희의 근본적인 임무는 게임을 발전시키는 일이니까요, 마비노기 서비스를 계속 발전시켜 나가면서 더불어 사각지대에 있었던 영역을 좀 더 살펴보려고 합니다. 게임에서 할 수 있는 영역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으면서도, 좀 더 세심하게 접근하면 할 수 있는 영역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미 일부 도입된 기능이기도 한데요, 색깔만으로 구별할 수 있던 이펙트를 모양이나 아이콘 등으로 구별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거나, 사운드를 시각화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싶습니다. 이제 겨우 한 걸음 떼었을 뿐이에요. 아직 마비노기팀의 이해도가 높은 분야가 아닌 만큼, 실제로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배우고 귀담아들으면서 느리더라도 하나씩 기회가 될 때마다 성심껏 시도해 보겠습니다.
저희의 근본적인 임무는 게임을 발전시키는 일이니까요, 마비노기 서비스를 계속 발전시켜 나가면서 더불어 사각지대에 있었던 영역을 좀 더 살펴보려고 합니다.
민경훈 도전적인 과제이기는 했지만 사실 대단히 큰 일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마비노기를 사랑하시는 분들 중에 게임을 즐기고 싶어도 원활하게 즐기지 못하는 분들이 분명히 계시고 그런 분들이 계속해서 사각지대에 놓여서 게임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상황만 반복되는 것이 아쉬웠어요. 모든 사람들이 마비노기를 좀 편하게 그리고 재밌게 즐기실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런 마음은 사실 다른 밀레시안 분들도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더 좋은 에린 세계를 만들 수 있게끔 노력을 하겠습니다. 앞으로 계속 잘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최동민 마비노기가 오랜 시간 동안 밀레시안 여러분들의 사랑을 받아왔기 때문에 그동안 이루어진 기술의 발전으로 이번에 조금은 의미 있는 시도를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시간이 지날수록 기술의 발달로 더 많은 좋은 솔루션들이 나올 것이고 그러면 좀 더 많은 분들께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시간들을 밀레시안 여러분들과 계속 함께 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저희는 꾸준히 노력할 테니까 많이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