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은 기술이 아니고, 그냥 사기야.
어려운 방법으로 사기를 치면, 사람들은 오히려 그들을 대단한 인물처럼 대접합니다.
사기꾼들은 그렇게 번 돈으로 회장님이 되고, 비싼 변호사를 고용해 “경영 실수” 정도로 사건을 포장합니다.
뉴스를 보는 착한 사람들마저 그들을 부러워하는 지경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사실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닙니다.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하지 않을 일을 하면서, 상식적인 사람들에게 정상으로 보이게 속여 돈을 빼앗는 것뿐입니다.
법과 제도를 믿고 의심하지 않은 사람들을 겨냥해 벌어지는 사기죠.
그래서 우리는 불법이 아니어도 수상한 행위부터 의심해야만 주가조작에 당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주가를 끌어올리기 전에 세력은 팔 주식을 먼저 확보해야 합니다.
그런데 개인처럼 HTS에서 사 모으다가는 돈이 많이 들고 주가도 올라버려 불리합니다.
그래서 세력은 가격을 올리지 않고도 주식을 확보할 방법을 찾습니다.
대주주의 지분을 받아오거나,
돈을 빌려주고 싼 주식으로 상환받는 식의 편법을 씁니다.
이때 자주 쓰이는 수단이 바로 채권입니다.
다행히 이런 거래가 일어날 때는 반드시 공시가 따라야 합니다.
채권 공시가 곧바로 주가조작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기꾼들이 가장 자주 활용하는 장치 중 하나가 채권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또 다른 수법은 실권주 매입입니다.
주가가 떨어진 회사가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하면, 기존 주주 대부분은 청약을 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남은 몫이 바로 ‘실권주’인데, 이것은 싸게 확보해 곧바로 시장에 팔 수 있기 때문에 세력이 애용하는 수단입니다.
이처럼 주식을 확보하는 다양한 방법 중 채권과 실권주는 차트에 흔적이 남지 않습니다.
즉, 기술적 분석만으로는 세력의 매집을 포착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에는 DART 전자공시시스템이 있습니다.
개인투자자가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어는 공시를 직접 검색해보는 것입니다.
특히 아래 다섯 가지 키워드는 작전주의 흔적을 걸러낼 때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최대주주 변경 — 세력이 새롭게 유입되는 신호일 수 있음
유상증자 — 자금조달 명목으로 물량이 크게 늘어나는 구간
제3자 배정 — 특정 세력에게 유리하게 주식이 몰리는 구조
전환사채(CB) — 리픽싱 조항을 악용해 물량을 확보하는 전형적 수단
주주배정 후 실권주 — 주주들이 청약하지 않은 몫이 특정 세력에게 흘러가는 통로
DART에서 이 키워드로 공시를 검색하는 것만으로도, “왜 이 종목이 갑자기 요동치는지” 단서를 찾을 수 있습니다.
전환사채는 말 그대로 채권을 일정 조건에서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채권입니다.
기업은 전환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빌리고,
보유자는 이자를 받는 대신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바꿔 차익을 남깁니다.
겉보기에는 기업도 좋고 투자자도 좋아 보이지만, 기존 주주에겐 가치 희석이라는 부담이 발생합니다.
전환사채의 가장 큰 특징은 리픽싱 조항입니다.
주가가 떨어지면 전환가액을 그에 맞게 낮춰줍니다.
예를 들어 5,000원이었던 전환가액이 2,500원으로 조정되면, 같은 돈으로 2배 더 많은 주식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보유자에겐 유리하지만, 기존 주주에겐 지분 희석이라는 악재가 됩니다.
다음 항목을 DART(+뉴스·거래내역)에서 보면 의심해보세요.
전환사채 표면이율 0% 또는 극히 낮음 → 이들은 ‘이자 목적’이 아니라 ‘주식 전환 목적으로’ 산 경우가 많음.
리픽싱 조항의 폭(하한 수준) — 최초전환가액의 하한이 너무 낮으면 위험.
CB 인수자의 정체 — 계열사·제3자·낯선 특수목적법인(SPV) 등인지 확인.
락업(보호예수) 예외 또는 짧은 기간 — 즉시 처분 가능성이 있다는 뜻.
실권주·제3자배정·대주주 변경 관련 연쇄 공시 — 물량 확보 정황.
공시 직후 기사·리포트·SNS 과열 → 거래량·호가 왜곡 — 가격 띄우기 신호.
락업 해제 시점 전후의 거래량·대량 블록딜 — 내부 매각 정황.
콜옵션·전환권의 양도 가능성 — 권리가 양도될 수 있으면 세력이 우회 매각 가능.
DART에서 해당 회사의 CB 관련 공시(발행·전환·리픽싱·취득) 모두 타임라인(시계열)으로 훑어보기.
CB 인수자 명단·보호예수 여부·전환가액 조정 규정(하한)을 체크.
공시 나오면 즉각 ‘누가, 얼마, 어떤 조건으로’ 인수했는지 확인.
의심되면 포지션 줄이기(또는 아예 진입하지 않기).
의심스러우면 커뮤니티·전문 리포트·증권사 자료로 교차검증.
전환사채는 기업의 자금조달 수단이지만, 동시에 세력이 가장 많이 활용하는 도구이기도 합니다.
“왜 주가가 갑자기 급등했을까?”라는 질문 뒤에는 종종 전환사채와 리픽싱 조항이 숨어 있습니다.
개인투자자가 살아남는 방법은 단순합니다.
공시를 꼼꼼히 읽고,
구조적으로 불리한 게임에는 무턱대고 들어가지 않는 것.
단 기간에 40% 이상의 수익을 얻다보면, '수익은 길게, 손실을 짧게' 라는 격언이 생각납니다. 손실이 아닌데도 빠르게 익절을 하는 것이 오히려 손해라고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개미의 대부분이 매수만 하고 매도를 할 줄 모른다.'는 말이 있습니다. 깊은 손실이 오는 이유가 너무 많은 이익을 목표로 하는 경우가 많아요.
주식시장에서 '모르는 게 가장 큰 리스크'입니다.
주가조작에 편승해서 수익을 얻고 있다면,
빠르게 수익청산을 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