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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청이 청소년쉼터 문닫는 황당한 이유"

우리 구 가출 청소년 없어 문 닫는다는 강남구청

by 이영일

전국에서 제일 예산이 많은 강남구청이 돈이 없다며 문을 닫겠다고 한 강남구청소년쉼터가 결국 문을 닫습니다.


서울 강남구청이 지난 8월 27일 강남구청소년쉼터의 위탁법인인 태화복지재단에 사실상 쉼터 운영을 중단한다는 공문을 보낸 사실이 알려지자 비난이 들끓었었죠. 청와대 국민청원도 등장했고 각종 언론도 이같은 사실을 앞다투어 전했었습니다.


태화재단측이 ‘쉼터 문을 닫을 수는 없다’는 사유로 계속 쉼터 장소를 제공하겠다고 입장을 밝혔으나 강남구청은 끝내 문을 닫겠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강남구청소년쉼터는 결국 ‘운영 종료 안내문’을 게시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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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청은 처음에 쉼터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예산을 마련하지 못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었었습니다. 몇 년동안 장소를 마련하지 않고 복지부동하며 수수방관해 온 자신들의 게으름 탓이라는 얘기는 쏙 빼놓고 갑자기 부동산이 폭등해 구청 책임은 아니라는 자세였죠.


그러더니 나중에는 '주민들 인식이 나쁘다'며 그 책임을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은근 떠넘기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이유는 모두 변명임이 드러났습니다.


최근 알려진 「강남구 민간위탁운영 관련 특별위원회(2021년 8월 25일 개최)」중 발췌 회의록을 보면 강남구청이 왜 이 쉼터 문을 닫으려고 하는지 그 진짜 이유를 유추할 수 있습니다.


이날 구의원에게 보고한 강남구청 최 모 여성가족과장은 “강남구 아동은 3년동안 10% 미만인 22명만 입소를 했었고 보호기간도 한 1개월 미만, 주로 본인 입소가 절반 이상이 됐고 부모와의 갈등 이런 부분이라서 오래 있지는 않았고 나머지 10% 미만 한 90여%가 서울시 자치구나 타 시도에서 온 청소년들이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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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강남구청측이 청소년쉼터에 '자기네 구 가출 청소년이 별로 없으니 문을 닫겠다'는 실제 이유입니다. 이는 가출 청소년들의 이동 경로나 보호 형태에 대해 무지한 사고가 아닐 수 없습니다. 강남구 청소년이 가출하면 강남구청소년쉼터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지역 쉼터에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는 어이없는 생각인 것이죠.


이 회의록을 통해 알려진 구의원들의 청소년 보호와 활동에 대한 인식도 어이없긴 마찬가지입니다. 회의록을 보면 한 강남구 구의원은 관내 청소년수련관에 대해 언급하면서 “그 센터에 원래 주민들이 원하는 거는 아마 주로 체육시설 운영하고 이러는 것들을 더 원할 거예요. 그런데 무슨 청소년자치회 이런거 한다고 애들이, 사실 이런 거 그냥 의미 없는 사업들이거든요”라며 청소년 자치활동을 자질구레하고 의미없는 사업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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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청은 시종일관 거짓으로 일관했습니다. 그리고선 이제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로 선정받겠다고 나서고 있습니다.


강남구가 진짜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하는 자치구인지 의심의 눈초리를 가질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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