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본법에 청소년 전담 공무원 명시하고 있지만 있으나마나
여러분은 청소년 육성 전담 공무원이라는 말을 들어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일반 시민분들은 <사회복지 전담 공무원>은 익숙하시겠지만 아마도 <청소년 육성 전담 공무원>은 생소하실 것입니다.
청소년 지도자들에게도 익숙한 말이기는 하겠지만 별로 그다지 상관없는 제도로 치부하는 이 <청소년 육성 전담 공무원>은 청소년기본법 제25조에 '특별시ㆍ광역시ㆍ특별자치시ㆍ도ㆍ특별자치도, 시ㆍ군ㆍ구 및 읍ㆍ면ㆍ동 또는 제26조에 따른 청소년육성 전담기구에 청소년육성 전담공무원을 둘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는데서 그 근거를 찾을 수 있습니다.
정부가 청소년지도사 또는 청소년상담사의 자격을 가진 사람으로 전담 공무원을 둘 수 있다고 관련 법에 명시한 배경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청소년 육성에 필요한 법적ㆍ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여 시행할 때 현장의 경험이 많은 사람의 전문성을 확보하라는 취지의 일환입니다.
관할구역의 청소년과 청소년지도자 등의 욕구를 효과적으로 수렴, 파악하여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점점 더 필요해 지는 것도 한 이유이죠.
청소년의 성장 속도와 문화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에서 청소년 전문자격을 갖춘 공무원이 청소년 업무를 담당해야 하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정기적으로 순환하는 공무원의 근무 시스템상 청소년 전문성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죠.
그러면 이 전담공무원제는 잘 지켜지고 있을까요?
필자가 몇년전에 서울시청을 비롯해 25개 자치구청의 청소년 업무 담당 부서를 대상으로 '청소년 주무부서의 청소년전담공무원 채용 여부'를 확인해 본적이 있었습니다. 그 결과 조사 대상 26개소중 서울시청과 서대문구청, 송파구청 3개소만이 청소년 전담공무원을 채용하고 있었는데요, 고작 11%에 해당하는 수치였습니다.
이외에도 양천구가 청소년진로상담사를 2명 채용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이 2명은 청소년 부서가 아닌 교육지원 부서에 근무하고 있었고, 마포구는 4명이나 채용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이는 본청 청소년담당부서가 아니라 마포중앙도서관 청소년교육센터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인력이었습니다.
여러분은 자기가 사는 지역의 지자체에 <청소년 육성 전담 공무원>이 채용되어 업무에 배치되어 있는지 아시나요? 예전보다는 전담 공무원을 채용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긴 한데 전체적으로 보면 아직 미약하다고 보는 것이 맞을 듯 싶습니다. 한마디로 지금 이 <청소년 육성 전담 공무원> 제도는 있으나마나한 것입니다.
왜 지자체들은 청소년전담공무원을 채용하고 있지 않을까요?
문제는 이 규정이 강제조항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둘 수 있다> 는 조항은 안 두어도 상관없다는 뜻으로 해석되어 대부분의 자치구에서 면죄부의 도구로 악용되고 있는거죠.
제 칼럼 중 청소년문화의집을 언급한 적이 있었는데요, 청소년문화의집은 <설치할 수 있다>가 아니라 <설치하여야 한다>라고 되어 있지만 제재 규정도 없고 우선 정책사업에 밀려 전국 8.1%의 설치율을 보이고 있다라고 말씀드린 적이 있었는데요, 청소년전담공무원은 강제조항도 아니니 지자체들이 별로 신경을 안 쓰는 겁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이 조항이 중앙부처에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청소년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는 명실상부한 청소년정책의 컨트롤 타워임에도 전담공무원을 두도록 하고 있는 청소년기본법에서 제외되어 있답니다.
현재 여가부내에는 청소년 전문 자격자가 1명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지만 청소년전담공무원은 자치단체만 해당되도록 규정되어 있는 것은 개정되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이네요.
이는 사회복지전담공무원제를 들여다 보아도 마찬가지로 보입니다. 모든 자치구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회복지전담공무원제을 총괄하고 있는 보건복지부도 사회보장급여의 이용, 제공 및 수습권자 발굴에 관한 법률 제43조에 따라, 시도, 시군구, 읍면동 또는 사회보장사무 전담기구에만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을 두도록 하여 3천여 보건복지부 직원중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은 단 한명도 없습니다.
여성가족부건 보건복지부건 자치단체에 해당 분야 전문자격자를 두도록 해놓고 정작 자기들은 자격도 없는 비자격자들이 업무 지휘를 하고 있는 셈이죠.
만약 지자체 모두에 청소년전담공무원이 있었더라면...
예전부터 자치구 청소년 부서는 한직이고 잠깐 들렀다 가는 곳이라는 인식이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팽배해 왔습니다. 청소년 업무는 관할 청소년단체나 시설에 예산만 지원해 주면 된다는 인식을 가진 공무원도 많습니다.
심지어 청소년 업무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인식이 청소년전담공무원제도를 유명무실한 제도로 방치되도록 한 주요 원인이 되어 왔습니다.
만약 지자체에 1명씩이라도 <청소년 육성 전담 공무원>이 있었다면 지금처럼 청소년수련시설들이 운영예산 50억중에 4억 5천만원을 지원받고 알아서 돈 벌어서 수련시설을 유지하라는 운영지원 방식은 조금 개선되지 않았을까요?
여성가족부는 지자체에 <청소년 육성 전담 공무원> 채용이 잘 지켜질 수 있도록 신경은 쓸까요? 솔직히 이 <청소년 육성 전담 공무원>제도를 잘 준수하라고 벌써 몇십년동안 청소년계가 줄기차게 요구해 왔지만 밑빠진 독에 물붓기도 아니고 이젠 지겹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현장의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가 지역사회 청소년 육성에 자양분이 될 수 있도록 청소년계가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는 지자체 <청소년 육성 전담 공무원>제도에 시장님과 구청장분들도 다시 살펴 보실 것을 권유드립니다.
청소년육성 정책의 안정성을 도모하고 중앙과 지방의 청소년정책의 유기적 연계를 강화하는데 필수적인 <청소년 육성 전담 공무원>제도를 통해 현장과 행정기관의 소통과 협력의 새 바람이 불길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