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잼버리 참가비 지원 전라북도 조례 놓고 논란 확산
2023년 8월 1일부터 12일까지 전라북도 부안군 새만금 일원에서 개최되는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와 관련, 학생들의 참가비를 지원하기 위한 조례가 전라북도의회에서 발의된 것에 대해 헌법과 교육기본법을 위반한다는 지적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전라북도의회 김슬지 의원이 지난 8일 발의한 ‘전북교육청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참가 학생 및 교직원 지원 조례안’은 참가비 153만원중 103만원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103만원은 세계스카우트연맹에 납부할 액수다.
지원 대상은 700명 규모로 대략 7억 2천여만원이 지원될 것으로 보인다. 조례의 취지는 전북지역 학생과 교직원의 참여를 높이자는 것이다. 현재 전북에서 잼버리에 참가하겠다고 한 학생은 400명이 채 안 되는 상태다.
하지만 이를 두고 ‘왜 교육청이 이를 지원하냐’는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주 완산고 박제원 교사는 21일 전북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청 예산으로 참가비를 지원하면 학교 밖 청소년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는 결과를 초래하며 이는 ‘모든 국민은 성별, 종교, 신념, 인종, 사회적 신분, 경제적 지위 또는 신체적 조건 등을 이유로 교육에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는 교육기본법과 헌법과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박제원 교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슬지 의원이 발의한 조례는 위법이다. 새만금 잼버리에 대한 지원은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지원특별법’상 전라북도 또는 부안군이 행정안전부에서 특별교부세를 받거나 국고 보조금으로 지원받을 수 있는데도 교육감의 의무사항도 아닌 참가비 지원을 도교육청에 조례를 빌미로 강제하는 것은 직권남용”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해당 조례를 발의한 김슬지 의원은 “도교육청도 지방자치단체에 포함되며 청소년들을 위한 복지나 또는 유익한 행사에 대해 지원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미 전라북도 차원에서는 저소득층 청소년들이 잼버리에 참여할 경우 100% 지원하는 조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반 청소년대원도 급감한 현실에다 저소득층 청소년이 소위 돈이 많이 드는 스카우트 대원으로 활동하는 경우가 적다는 점에서 전라북도와 도교육청의 역할이 뒤바뀐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그럼에도 전북도교육청은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가 170여개국 5만여명이 참가하는 국제 청소년행사인만큼 이를 지원하는 것이 전북도교육청의 역할이라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청소년단체 퇴출시키고선 청소년단체활동 지원은 의무?
하지만 전북도교육청뿐 아니라 대다수 교육청들은 학교에서 청소년단체 활동을 사실상 퇴출한 상태로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청소년단체 활동은 청소년단체가 지도하라’며 단위학교 업무분장에서 청소년단체 업무를 배제시킨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청소년단체 관계자는 “서울을 필두로 대다수 시도교육청들이 학교에서 청소년단체활동을 업무에서 빼 고사 상태를 만들어 놓고선 이제와서 청소년단체활동이 중요하다며 참가비를 지원한다니, 지원해주는 것은 좋지만 평소에 청소년단체 활동 육성에 더 신경을 썼어야 하는 것 아니었냐”며 이번 지원이 한시적이고 선심성으로 흐르는 것이 아닌지 우려감을 표했다.
전북도교육청 참가비 지원을 반대한 박 교사도 이런 의견에 동의를 표명한다. “이 잼버리가 국제 행사이긴 해도 생활기록부에도 기재되지 못하는 행사다. 정부 차원, 그리고 도나 시 차원에서도 청소년 지원 관련 법이나 조례가 있지만 있으나마나 하거나 주먹구구식으로 정비도 안되어 있는 형국인데다가 평소에 청소년단체들이 지원 요구를 해도 입을 닫고 있다가 갑자기 청소년을 위해 엄청난 일을 하는 것처럼 의원들이 이렇게 해서 되겠냐. 평소에 좀 잘했어야지”
이에 도교육청이 학교 현장에서 청소년단체를 퇴출시키고선 도교육청의 의무라며 참가비를 지원하는 것은 선심성이고 한시적이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슬지 의원은 “앞뒤가 안맞는다는 지적에 공감이 간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또 “다만, 지금까지 청소년단체 지원이 미비했기에 더더욱 이런 기회를 통해 청소년단체 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동료 의원들과 적극적으로 그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고 현 교육감님도 침체된 청소년단체 활성화를 위한 적극적 의지가 있다는 것을 알기에 이번 지원이 한시적으로 그치지 않기 위해 지속적인 관심을 갖겠다”고 말했다.
전라북도 청소년만 참가비 지원받고 다른 지역 청소년은 지원 못받는 상대적 차별 논란도
하지만 예상치 못한 논란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지역 청소년의 차별을 포함한 학생, 비학생 차별을 야기한다는 주장이 바로 그것이다.
한국청소년정책연대 서승호 사무총장(장안대 겸임교수)은 “전북에서 잼버리가 열린다고 전북도교육청이 전북 청소년에게 참가비를 지원하면 다른 지역 청소년들은 상대적으로 차별을 받는 셈인데다가 대상이 학생으로만 규정되어 두 개의 차별이 전재한다는 논란을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며 “참가비를 지원하려면 정부 차원에서 모든 참가자에게 지원을 하던가 도교육청 단독이 아닌 도와 도의회, 도교육청 차원의 공조를 통한 협력적 지원방향을 먼저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한다.
도 차원 조례가 아니라 중앙부처(행안부나 여가부) 차원의 특별교부세 지급을 통해 전북 청소년뿐 아니라 더 많은 전국의 청소년들이 혜택을 받도록 하는 것이 더 좋은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슬지 의원은 “도교육청으로부터 ‘다른 지자체도 재정적 지원 조례를 검토한다’고 들었기에 이번 조례를 계기로 다른 지자체로 확산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이고,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이런 좋은 행사에 전북도의원으로서 최소한 전북의 청소년만이라도 참여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조례를 발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북도의회 말고 잼버리에 참가비를 지원하겠다는 시.도는 아직 한곳도 없는 상태이다.
이 조례안은 21일 전북도의회 교육위원회에 상정돼 의결됐다. 30일 본회의가 남아있지만 지금 상황으로 보아선 통과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박 교사는 해당 조례가 상임위원회를 통과했지만 본회의와 상관없이 김슬지 의원을 직권남용으로 경찰에 고발할 것이라 밝혀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