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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김밥, 마약튀김, 마약떡볶이는 이제 자취를 감출까?

“마약 신흥국 오명 높아지는데..”음식에 마약 단어 퇴출 움직임”

by 이영일

필로폰 투약 혐의로 징역형을 받고 집행유예중인 한 남성이 또다시 필로폰 투약과 대마 흡연을 하자 친어머니가 직접 아들을 신고, 징역형을 살게 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마약 중독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남성은 이미 동종 범죄로 3회에 걸쳐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었지만 이를 끊지 못하고 다시 마약에 손을 댔다. 보다 못한 친어머니가 아들을 직접 신고했다니 마약 중독이 얼마나 심각한 일인지를 방증하는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마약은 범죄자들만 사용한다는 일반적 인식이 깨진지도 오래다. 서울서부지법은 22일,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마약을 판매한 30대 중학교 기간제 교사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기도 했다.


유명 작곡가인 돈스파이크도 지난해 말부터 9차례에 걸쳐 4,500만원 상당의 필로폰을 사들이고 강남 호텔 파티룸에서 여성 접객원들과 투약하는 등 총 14차례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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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청소년들에게도 확산되는 양상이다. 21일에는 법정 마약 성분인 '사일로신'이 함유된 '환각 버섯'을 집에서 키우던 고교생이 경찰에 체포됐다. 우리나라 10대 마약 사범은 2017년 69건에서 2021년 309건으로 5년 사이 3.5배 가까이 폭증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1일 제77주년 경찰의날 기념식에서 “미래 세대를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마약과의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해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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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류 관련 범죄가 급증하면서 이 여파는 음식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마약 김밥’, ‘마약 치킨’, ‘마약 떡볶이’등 음식 앞에 ‘마약’자를 붙이는 일명‘마약 마케팅'에 대한 규제 움직임이 바로 그것.


중독성이 있을만큼 맛있다는 뜻이지만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마약에 대한 경각심을 해이하게 할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 여기저기서 나오는 실정이다. ‘마약’이 ‘맛있다’는 의미와 동의어가 되는 분위기다.


이미 지난 8월, 국민의힘 권은희 의원이 식품등의 명칭에 ‘마약’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마약’이라는 단어를 음식앞에 쓰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 아니라는 주장도 일각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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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음식 이름 앞에 ‘마약’이라는 말을 더이상 붙이지 못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마약 청정국의 위치를 지켜왔다. 인구 10만명당 연간 마약사범 20명 이하의 국가를 마약 청정국이라고 일컫지만 우리나라는 지난 2016년 이 기준을 이미 넘어섰다.


‘마약’이라는 단어를 여과없이 사용하는 것을 두고 그냥 웃고 넘어갈 일인지, 아니면 불필요한 남발로 ‘마약’의 위험성과 중독 심각성을 별일 아닌 것처럼 계속 사용할 것인지 여론의 추이와 심사숙고가 필요해 보이는 때다.


http://www.ngonews.kr/136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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