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열림' 개설한 반크... "안창호가 꿈꾸던 나라 만들어야"
지난 3월 1일, 사이버외교사절단으로 잘 알려진 반크가 국가정책소통플랫폼을 표방한 '열림'의 문을 열었다.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국가유산청 등 정부기관과 기초의회 등에서 자신들의 정책을 공유하고 시민들의 의견을 듣는 창구로 관심을 끌어가고 있다. (관련 기사 : "국민이 직접 정책 목소리 내자"... 3.1절 반크의 제안, https://omn.kr/2ceo5)
반크는 해외 주요 사이트나 교과서 등에 잘못 기재된 동해와 독도 내용을 시정하는 운동을 하는 NGO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민간 외교관이라는 개념을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전파하며 외교관을 꿈꾸는 청소년들에게는 필수적으로 반크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일종의 '코스'로 통한다.
반크 단장인 박기태씨가 대학생 시절 펜팔 사이트로 만든 반크는 역사 오류 시정활동을 넘어 우리나라를 해외에 바로 알리고 국가의 브랜딩을 통해 국위를 선양하는 활동으로 그 폭을 넓히고 있다. 그런 반크가 최근 '민주주의'를 적극 강조하며 국민의 국가 정책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20대 청년들이 직접 설계한 국가정책소통 플랫폼 '열림'
이 플랫폼 '열림'은 그 일환의 하나로 지난해 겨울부터 기획됐다. '열림'의 문을 열게 되기까지 박기태 단장의 아이디어도 있었지만 숨은 공로자인 2명의 20대 청년 연구원들이 있다. 권소영 연구원은 20대 중반, 구승현 청년연구원은 20대 초반이다. 두 사람 모두 반크의 청년 공공외교 대사 출신이다.
이들은 이 '열림'을 직접 설계했다. 어떤 메뉴를 어떤 기능으로 배치하고 또 그것을 통해 어떤 순기능을 가져올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한다. 박기태 단장은 "이 '열림'은 올곧이 이 청년 두 사람이 만들어냈다. 나는 별로 한게 없다"며 그 공을 20대 청년 연구원들에게 돌렸다.
기자는 13일 오후 3시, 양재동 반크의 사무실에서 박기태 단장과 2명의 연구원들을 직접 만나 12.3 비상계엄 이후 극단적 분열과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는 시국에서 국가 정책의 주인으로서의 민주주의와 참여를 강조하는 있는 이들의 얘기를 들어봤다.
정부와 국민의 경계 허물어 소통의 장 조성하려는 반크의 '도전'
- 국가정책플랫폼 '열림'을 구상하게 된 배경이 무언지 궁금하다.
권소영 : "올해가 광복 80주년이기도 하고 탄핵 같은 정치적 상황을 보면서 민주주의가 새롭게 다시 정의가 되야 되지 않을까, 하지만 정치적 이념이나 갈등을 떠나 하나로 화합할 수 있는 계기는 무얼까 고민했다. 그런 가운데 박기태 단장님이 '국민이 곧 황제'라는 안창호 선생님의 말씀과 정신을 알려주셨고 민주주의의 정신을 적용해 열린 플랫폼을 구상해 보게 됐다"
- 국가정책플랫폼 '열림'을 한마디로 설명하면 어떤 사이트인가?
권소영 : "정부와 국민이 화합하는 방향, 정부와 국민의 경계를 허물어 소통의 장을 이끌어 나간다는 개념이다. 국가 정책 소통 플랫폼으로서 국가의 정책을 실제로 정책 수혜자인 청소년 청년들이 평가를 해보는 식을 도입한 것으로 이해하면 될 듯하다."
- 최근 들어 반크는 안창호 선생을 자주 소환하고 있는데 그 이유가 궁금하다.
박기태 : "안창호 선생은 이미 1920년경 '우리 국민 모두가 다 황제'라고 말했다. 지금 대한민국의 헌법과 세계사적인 위대한 민주주의 성취는 국민이 황제가 되는 대한민국을 그린 독립운동가 안창호의 꿈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는 독립운동뿐 아니라 민주주의 국가를 꿈꿨던 거다. 그런 안창호 선생의 정신은 한 명 한 명이 사이버외교관이라는 자긍심, 글로벌 한국홍보대사라는 반크의 정신과 많이 닮아있다.
최근 한류가 대중문화 분야에서 전 세계를 흔들고 있지만 사실 100년 전에도 한류가 있었는데 그 중심에 안창호가 있었고 마치 한류 스타처럼 암울한 한국의 상황을 잘 전파했다. 그것이 우리나라 독립을 이끌어가는 힘도 됐겠지만 전 세계인들로 하여금 '저 사람처럼 해야겠다'는 생각을 전했다. 독립운동을 넘어 한국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 거다. 그것이 반크가 안창호 선생을 주목하는 이유다."
박 단장은 안창호 선생이 먼 독립운동가 한 사람이 아니라 반크 활동에 참여하는 청소년 청년들의 멘토라 말한다. 최근 혼란 정국 속에서 민주주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는 계기가 조성됐는데 그러다보니 우리가 한류 스타로 보는 안창호 선생이 주창한 민주주의 정신을 지금 계승하기 위해 새로운 실험인 플랫폼 '열림'이 만들어진거라고 설명한다.
"반크가 왜 이런 일 하냐는 분 있지만 국가의 민주적 비전 세우는 일"
- 청년 연구원분들은 소통 플랫폼과 안창호 선생을 어떻게 연결고리로 삼으셨나.
권소영 : "사실 저는 우리 역사와 문화를 홍보하는 일을 주로 하다보니 안창호 선생이 한국을 위해 기여한 부분들만 생각했지 어떻게 민주주의를 풀어나가야 될지는 이번에 생각을 하게 됐다. 또 역사 오류 시정 단체 반크가 왜 이런 일을 하냐는 분도 있다. 민주주의나 안창호 선생의 민주주의 정신을 강조하는 일까지 왜 하냐는 거다. 하지만 결국 단체 구분없이 우리가 함께 해서 나아가야 되는 방향을 찾고 반크가 꿈꾸는 미래가 국가의 민주적 비전을 세우는 일이라 생각하기에 이 일에 전념하고 있다."
구승현 : "올해 광복 80주년을 맞아 반크가 7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금 혼란한 정국 속에서 한국이 어떠한 방향으로 나가야 하는지 또 국가 브랜드를 향상시키기 위해 우리나라 그리고 또 국민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되는지 안창호 선생의 민주주의 장신은 지금 이 시대에 그 방향을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해 주는 것 같다."
- 이 시대의 청년으로서 지금의 혼란을 어떻게 보는지 궁금하다.
권소영 : "사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지금의 시국을 너무 부정적으로만 보지 않았으면 한다. 20대 청년이 미래라고 하는데 사실 정치적 무관심으로 드러나는 것보다는 오히려 과열된 양상이면 이것을 긍정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그런 공간만 마련된다면,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전화위복으로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해본다."
- '열림'을 통해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가?
구승현 : "국민과 정부를 연결하는 매개체라고 생각한다. '열림'을 통해 국가기관이 본인들의 정책 홍보를 할 수 있고 또 국민은 이러한 정책을 직접 마주하고 이런 정책들이 어떻게 개선되었으면 하는지 그에 대한 그런 소통을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한다."
"지금의 혼란함 극복하고 민주주의가 꽃피는 나라 만들어 가야"
반크는 '우리는 외교관이 아니지만 외교 활동을 하고 독립운동가는 아니지만 21세기 독립운동 활동을 하고 우리는 공무원이 아니지만 국가를 위한 일을 한다'고 표방한다. 박기태 단장과 두 청년 연구원들은 하나같이 "지금의 혼란함을 극복하고 민주주의가 꽃피는 안창호 선생이 만들고 싶었던 나라를 지금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직은 시작의 발걸음이 얼마 되지 않았지만 진짜 국민이 황제인 나라, 안창호 선생이 꿈꿨던 헌법정신에 맞는 위대한 나라를 위해 '열림'의 실험을 계속해 나가겠다는 반크.
박기태 단장은 인터뷰를 마치며 "전 세계 2억 명 한류팬을 가진 한국이 대중문화 한류에 대한 관심을 넘어 유구하고 찬란한 역사 전반으로 확대되고 또 K-정책으로 이어져 100년 안창호 선생의 뜻을 이 시대에 구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