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돔은 의료기기인데...청소년보호 위해 콘돔 안 판다?

청소년보호법 들며 콘돔 청소년에게 안 판다는 이마트

by 이영일
a_hd8Ud018svcad92fbuwdz0j_u5y5uu.jpg ▲대형마트 업체인 이마트가 청소년에게 콘돔을 판매 금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때아닌 청소년 보호 논란이 일고 있다. ⓒ RULIWEB

대형마트 업체인 이마트가 청소년에게 콘돔을 판매 금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때아닌 청소년 보호 논란이 일고 있다.


이마트는 최근 매장 안내문을 통해 "청소년 보호를 위해 (만 19세 미만) 청소년에게는 절대 판매하지 않습니다"라며 콘돔 판매를 금지했다. 그러자 인터넷상에서 '청소년은 그냥 임신하라는 거냐'는 비판과 함께 논란이 일고 있는 것.


이마트, 청소년보호법 들며 청소년 콘돔 판매 금지 했지만... 콘돔은 청소년유해물건 아냐


이마트는 이 콘돔 판매 금지의 근거로 청소년보호법 제2조와 제28조를 제시했다. 기자가 청소년보호법 제2조를 확인해 본 결과 해당 조항에는 '청소년에게 음란한 행위를 조장하는 성기구 등 청소년의 사용을 제한하지 아니하면 청소년의 심신을 심각하게 손상시킬 우려가 있는 성 관련 물건'을 청소년유해물건으로 정의하고 있다.


청소년보호법 시행령 제4조에는 '청소년이 사용할 경우 성 관련 신체부위의 훼손 등 신체적 부작용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물건'을 청소년유해물건의 결정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마트측이 제시한 청소년보호법 제28조도 살펴 본 결과, 청소년유해약물등의 판매·대여 등의 금지에 대한 조항을 설명하고 있을 뿐 콘돔이 청소년유해물품 또는 유해약물이라고 정의하고 있지 않다.

IE001905439_PHT.jpg ▲콘돔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피임과 성병 예방을 목적으로 허가한 의료기기의 일종으로 청소년유해물건도 아니고 구입상 연령 제한을 받지 않는다. ⓒ 픽사베이


다만, 여성가족부장관이 고시하는 '청소년유해물건(성기구) 및 청소년 출입·고용금지 업소 결정 고시'에 일반 콘돔이 아닌 특수 콘돔을 '남성용 여성 성기자극 기구류'로 지정함으로서 이 특수 콘돔만 청소년유해물건으로 지정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콘돔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피임과 성병 예방을 목적으로 허가한 의료기기


즉, 이를 종합하면 이마트 측이 안내문에 기입한 콘돔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피임과 성병 예방을 목적으로 허가한 의료기기의 일종으로 청소년유해물건도 아니고 구입상 연령 제한을 받지 않으며, 법에 명시된 조항은 어디까지나 특수 콘돔을 청소년에게 팔지 말라는 이야기로 귀결된다.


따라서 이마트에서 특수 콘돔만 판매하고 있는데 이를 청소년에게 판매하지 않는다고 하면 말이 되지만 (그래도 오해의 소지가 있지만), 일반 콘돔과 특수 콘돔을 모두 판매중인데 일반 콘돔도 청소년 판매를 금지했다면 이는 이마트의 명백한 과오가 된다.


대형마트 업체가 (일반) 콘돔이 청소년유해물건이 아닌지를 몰랐을 리 없다는 전제하에 이마트는 청소년 보호를 내세워 청소년의 성적 권리를 침해한다는 비판은 여기서 나온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청소년 콘돔 구입 금지 조치 철회하라" 촉구


495187446_1083773477115269_4082220703844744182_n.jpg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는 3일 성명을 내고 이마트에 “청소년 콘돔 구입 금지 조치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실제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는 3일 성명을 내고 "콘돔은 애초에 청소년 판매 금지 물품에 속하지도 않을 뿐더러 콘돔 판매 금지는 아무것도 보호하고 있지 않다"며 이마트측에 "청소년 콘돔 구입 금지 조치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오히려 청소년이 피임기구를 사용하고 안전하게 섹스할 권리를 정면으로 침해하고 있다"며 "청소년 보호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가 대형마트 업체가 청소년보호법을 왜곡해 청소년의 성적 권리를 침해하고 있음에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고 있지 않는 것은 심각한 책임방기"라고 강하게 항의했다.


지난 2011년 4월 여성가족부가 특수 콘돔을 청소년유해물건으로 지정하자 당시 "섹스는 합법이고 쾌락은 불법이냐, 돌출형이면 불법이고 일반형이면 안 음란하고 합법인가"라는 논란에 휩싸인 적도 있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는 "청소년의 섹스와 쾌락을 범죄시하는 청소년보호법의 전면적 개정 역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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