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 확대된 성평등가족부 1일 출범
윤석열 정부 시절 폐지 기로에 섰던 여성가족부(아래 여가부)가 새 정부 출범 이후 정부조직법 개정에 따라 지난 1일 서울 정부서울청사 미디어월에서 현판식을 갖고 성평등가족부(아래 성평등부)로 확대 출범했다.
초대 원민경 장관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여성인권위원장과 국회 성평등 자문위원, 한국성폭력상담소 자문위원을 지내는 등 여성과 사회적 약자 인권 보호활동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3실 6관 1대변인 30과 체제로 변경하며 성평등 정책 컨트롤타워 천명한 성평등가족부
성평등부는 우선 성평등정책실을 신설하고 성평등정책관(기존 여성정책국), 고용평등정책관(신설), 안전인권정책관(기존 권익증진국)을 소속으로 두고 성평등 정책을 종합적으로 추진한다. 특히 성평등정책관은 성평등정책 총괄·조정, 성별 불균형·차별적 제도 개선, 성평등 문화 확산 기능을 보강하는 역할을 맡으면서 성평등 정책 컨트롤타워 기능을 대폭 확대하려는 의지를 선보였다.
또 신설된 고용평등정책관은 성별 임금격차 개선, 여성 경제활동 촉진 및 경력단절 예방을 총괄할 예정이다. 기존 권익증진국은 안전인권정책관으로 개편돼 폭력 예방 및 피해자 지원을 맡는다.
전체적으로 성평등부는 이번 조직 개편으로 기존 2실 2국 3관 1대변인 27과 체제에서 3실 6관 1대변인 30과 체제로 변경됐다. 여성과 가족, 청소년 업무를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로서의 역할을 강조한 조치로 해석된다.
특이한 점은 2001년 김대중 정부 시절 여성부로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부처명에서 여성이 빠진 점이다. 부처명뿐 아니라 실무 부서 명칭에서도 여성이라는 단어는 모두 빠졌다.
여성이라는 단어가 자칫 성별의 동등한 권리와 기회를 부여한다는 성평등부로의 확대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부처명에 여성이 없어도 성평등 정책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자신감의 발로로 해석할 수도 있다.
1964년 청소년보호종합대책위원회 설립 이후 60여년동안 이리갔다 저리갔다 찬밥 신세였던 청소년정책
하지만 부처명을 두고 불만도 존재한다. 특히 성평등부의 주요 업무중 하나인 청소년정책의 현장 분위기를 보면 여성과 가족 업무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부족하다는 불만이 높다.
이는 집권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의 성평등가족청소년부로의 부처명 변경 추진에 기반한다. 시작은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김한규 의원(더불어민주당·제주시을)이 지난 7월, 여성가족부 명칭을 성평등가족청소년부로 변경해 청소년정책을 책임을 강화하겠다고 하는 정부조직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이후부터다.
청소년 주무부처에 청소년이라는 단어가 존재했던 적은 1990년 체육청소년부와 1997년 청소년보호위원회가 발족하고 연이어 문화관광부로 이원화되어 있던 청소년 육성 업무가 통합돼 2005년 청소년위원회가 발족한 것이 그나마 부처명에 청소년이 존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1964년 당시 내무부에 청소년보호종합대책위원회가 설립된 이래 60여년동안 청소년 소관 부처는 이리갔다 저리갔다를 반복하면서 일관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국가 주요 정책에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해 왔다는 것이 오래된 청소년계의 불만사항이다.
일관된 청소년 정책 수립과 효율성을 근간으로 국가 청소년 철학을 세운다는 차원에서 청소년 주무부처에 '청소년'을 넣어달라는 것은 청소년계의 오랜 숙원사항이었지만 한번도 반영된 바 없는데 이번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고 여당에서도 성평등가족청소년부 이야기가 나오자 청소년계 반응은 무척 고무적이었다.
국회의장부터 민주당 의원들 10여명 '성평등가족청소년부' 꼭 필요하다더니...
게다가 지난 8월 1일 국회의원회관 2층 대회의실에서 전국 청소년지도자 1천여명이 참가한 '새 정부 새로운 청소년정책 국회 토론회'에 참가한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해 김남근, 김한규, 서영교, 정을호 등 10명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조국혁신당 강경숙, 정춘생, 백선희 의원,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 등이 성평등가족부에 청소년을 넣는 것을 지지해 실현 가능성도 높아 보였다.
지난 3일 열린 원민경 여가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참석했던 현 원민경 장관도 '청소년 정책을 본궤도에 올리려면 여가부 부처 명칭에 청소년을 반드시 넣어야 한다'고 지적한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의 질의에 대한 답변으로 "청소년정책에 대한 정부 의지 표명 필요성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한 바 있다.
한국청소년정책연대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 장단에 놀아나 한바탕 쇼를 한 것 같다"는 분위기다. 전국에서 1천여명이 상경한 국회 행사에서 민주당 출신 국회의장과 민주당의 의원들이 줄줄이 성평등가족청소년부를 지지했으니 일말의 배신감 조차 감지된다.
이미 성평등가족부로 출범해 이를 다시 성평등가족청소년부로 명칭을 변경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청소년 예산을 모두 삭감했던 것을 다시 복원한다는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이 청소년정책에 얼만큼의 관심과 지원을 보일지 지켜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