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움직이는 청소년시설의 공문 작성 노하우"

칼럼니스트이영일이 제안하는 다섯가지 공문 작성법

by 이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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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청소년시설의 후배 청소년지도사들에게 지역사회에서 학교와의 소통에 있어 가장 큰 애로사항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학교에 공문을 보냈는데 잘 확인하지 않거나 확인해도 잘 협조가 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그 심정 너무 공감하고 얼마나 답답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학교와 청소년시설은 사실 긴밀한 협조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것이 맞다.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이는 희망사항인 경우가 현실이다. 학교가 아직 담장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필자가 아는 청소년시설중에는 인근 학교와 협조가 잘 되는 경우도 있다. 학교는 둘째치고 교육지원청과의 협력도 순조롭다. 이런 시설은 어떻게 그런 유기적 관계를 만들었을까? 하필 그 학교 선생님이나 그 지역 교육지원청 장학사의 마인드가 좋아서일까?


학교는 왜 청소년시설의 공문을 불편해할까?

이런 점은 학교가 청소년시설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좌우된다. 이유야 어쨌든간에 아쉬운 것이 청소년시설이라면 학교에 청소년시설의 존재감과 협력기관으로서의 중요성을 어필해야 한다.


그런데 청소년시설은 학교에 대체적으로 시설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홍보해 달라는 요청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것을 공문으로 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공문이 아무래도 공신력이 있다고 생각하는데서 기인한다.


그런데 학교에 공문을 보내는 곳은 청소년시설만 있는 것이 아니다. 상부 교육지원청뿐만 아니라, 자치구와 교육청 본청을 비롯해 수많은 단체들이 자신들의 프로그램을 홍보해 달라고 공문을 보낸다.


이 공문 유통량은 하루에도 적게는 수 건, 많게는 수십건에 육박하는 공문이 에듀파인 시스템을 통해 학교로 접수된다. 이에 대해 일선 학교들은 이 공문을 처리하는 것도 하나의 일이 되어버렸다고 하소연한다. 해서 서울시교육청은 ‘불편 공문서 신고제’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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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상에는 ① 단순 안내, 홍보 ② 보고기한 촉박 ③ 이미 보고한 유사 내용을 중복 요청 ④ 자료집계시스템 미사용 ⑤ 비대상기관 발송이 포함된다.


이는 교육청이나 교육지원청이 학교에 청소년시설의 프로그램 홍보 안내 공문을 보낼 수 없는 근거가 된다. 이런 점을 청소년시설은 아직도 잘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은 듯. 그렇다면 청소년시설은 어떻게 학교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프로그램을 홍보하란 말일까? 일일이 전단지를 가지고 방문해서 나눠주란 말인가?


공문을 성공(?)시키려면 전략이 필요하다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학교에 쏟아지는 공문이 많아서 힘든 것은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청소년시설이 자신들이 개발한 훌륭하다고 생각되는 프로그램을 학교로 홍보하는 방법은 공문이 제일 빠른 것도 청소년시설 입장에서는 당연하다.


청소년시설이 직접 공문을 학교로 발송하고 싶다면 직접 보내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교육청이나 교육지원청은 개별 청소년시설의 프로그램 홍보나 참가자 모집 공문을 사실상 공문으로 보내줄 수 없게 되어 있다. 그런데도 지난 몇 년동안 개별 청소년시설은 계속 교육청이 학교로 프로그램 홍보를 공문을 통해 알려 달라고 건의한다.


학교는 청소년시설과의 협력 업무만 하는 것은 아니다. 학교가 청소년시설의 프로그램을 학생들에게 홍보해줘야 하는 의무도 사실 없다. 그렇게 치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수많은 비영리단체, 사회적협동조합, 공익 재단, NGO들의 프로그램도 다 홍보해주란 말이 된다.


그럼에도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인근 학교와 협조가 잘 되는 청소년시설은 그만한 이유가 분명히 존재한다. 단순히 참가자 모집 홍보 요청이나 프로그램 홍보를 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와의 파트너임을 몸소 보여주고 신뢰를 쌓아나갔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교를 상대로 청소년시설이 자신들의 프로그램을 ‘공익적 프로그램’이라고 각인시키고 싶다면 전략이 필요하다. 학교가 ‘이 청소년시설과 연계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끔 해야 한다는 것.


글쟁이 이영일이 제안하는 다섯가지 공문 작성법

그러려면 먼저 청소년시설 홍보 담당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점이 있다. 이를 5개항으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공문(공식 문서)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라

가끔 청소년시설에서 오는 공문을 보면 이게 공문인지 편지인지, 핵심이 무엇인지 정리가 잘 안된 문서가 종종 있다. 글씨체도 단락마다 다르거나 글씨 크기도 일부 다르고, 공공기관에서 작성한 것인지 아이들이 작성한 것인지 유치하기 이를데없는 글씨체에 색색의 칼라등을 사용한 첨부문서는 핵심을 흐뜨려트린다. 무성의한 느낌이 드는 공문도 분명히 존재한다. 이럴 경우 필자라도 이런 공문을 들여다 볼 생각이 사라진다.


2. 기관 소개에 공문을 낭비하지 말라

어떤 공문을 보면 우리 청소년시설은 서울시가 설립하고 누가 위탁운영하는 곳인데 어떤 철학을 가지고 청소년을 위해 헌신하고 있으며 이런저런 활동을 하고 있다고 일장 소개를 늘어놓은 곳이 있다. 지방은 잘 모르겠지만 서울은 대부분 전자문서를 통해 송수신되므로 일단 공신력을 먹고 들어간다. 따라서 너무 주저리주저리 시설을 설명할 필요가 없다. 학교는 누가 위탁운영을 하는지 별 관심이 없고 되려 왜 이런 프로그램을 운영하려 하는지, 우리 학교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를 알고 싶어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3. 공문은 편지가 아니다

어떤 공문은 공문 내용에 하고자 하는 말을 전부 넣어서 2장에 육박하거나 한 장에 담기 위해 글씨 크기를 깨알같이 작게 하는 경우가 있다. 읽다가 지치는 공문은 아무리 그 프로그램이 좋아도 설득력을 가질 수 없다. 따라서 핵심을 공문에 넣고 부연되는 내용은 첨부파일을 활용하라.


4. 일목요연한 첨부파일을 작성하라

어떤 공문의 첨부파일은 5페이지를 훌쩍 넘는 경우가 있다. 내부 계획을 협조요청서로 바꾸면서 필요하지도 않은 내용을 나열하는 경우도 있다. 요청하는 사항이 무엇인지, 언제까지 무엇을 도와달라는 것인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학교나 교육지원청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핵심을 잘 설명하면 무슨 말인지 금방 알아듣는 사람들이다.


5. 단순히 참가자 모집을 위해 홍보를 해달라는 일방적 공문은 지양하라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일방적으로 학생들에게 이를 홍보해달라는 공문은 외면당하거나 불편 공문서로 신고 대상에 해당될 수 있다. 따라서 이 프로그램을 학생들에게 홍보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경우 어떤 효과가 학생들에게 있는지를 부각해야 한다. 단순히 기대효과 한두줄 쓰는 것은 별 효과가 없다. 교사들이 보아서 ‘이 프로그램에 우리 반 아이들이, 우리 학교 아이들이 참여하면 참 좋겠다’는 강한 인식을 주어야 한다. 가능하다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의 학교를 대상으로 지속적인 후속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원한다면 특화된 프로그램을 그 학교에 제공할수 있는 커리큘럼도 함께 제시하면 좋다.


물론 위의 내용이 정답은 아니다. 하지만 위 5개항을 잘 숙지한다면 청소년시설이 원하는 답을 얻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더 많은 노하우를 알고 싶다면 언제건 필자를 불러주길 권한다.

(ngo2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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