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 귀촌 갈등 해소를 위한 공감 키우기
5도 2촌이 트렌드, 문화간 상충은 공감력으로
by 임창덕의 숲의 시선 Apr 12. 2022
은퇴인구 증가, 코로나 영향 그리고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한적한 곳에서 자연과 가까이하는 삶을 위해 귀촌이나 귀농하는 인구가 늘고 있다.
러스틱 라이프(Rustic Life)가 올해의 트렌드로 선정될 만큼 촌스러움이 자연스러움이라는 인식도 늘고 있다.
이런 흐름을 반영하듯 농촌으로 정주를 옮기지 않고 일주일 중에 5일은 도시에서, 이틀은 농촌에서 머무르는 5도 2촌의 미니멀한 귀농 귀촌도 인기다.
그러나 농촌에 대한 관심만큼 농촌 현지에서는 도시인들과 마을주민간, 즉 도시와 농촌문화의 충돌이 빚어지곤 한다.
도시인들은 이러한 현상을 텃세라 부른다. 텃세의 사전적 용어는 먼저 자리를 잡은 사람이 새로 들어오는 사람에 대해서 가지는 특권의식을 말한다. 농림축산식품부의 귀농 귀촌 실태 조사를 보면 주요 갈등 요인 중에 하나가 선입견과 텃세였다.
이러한 텃세는 인간뿐만 아니라조류, 어류에서도 나타난다. 세력권을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영역으로 들어오는 다른 개체를 공격하는 습성이다.
까치가 우는 것은 반가운 손님이 와서가 아니라 세력권 안에 다른 개체가 들어왔기 때문이다. 인간 또한 다른 사람이 영역 안으로 들어오면 더 공격적이 되고 도시민들이 마을에 이주하면 더 경계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런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문화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도시문화는 익명성과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특징이다. 도시민들은 독립적이고 간섭받지 않는 생활을 염두에 두고 귀농 귀촌하는 사례가 많다.
그러나 농촌문화는 높은 유대감과 공동체 의식과 협동의식이 강하다. 혼자 있고 싶은데 마을 행사에 참여 요청에서도 갈등은 빚어진다. 농촌 마을은 아직까지 법과 같은 공식적 수단으로 통제되기보다는 관습에 의해 많이 운영된다. 각종 분쟁 시 대화나 협상 과정에서 법대로 하자는 말에서 쉽게 마음이 상한다.
네덜란드 조직 인류학자, 홉스테드는 다국적 기업의 해외 진출 시 겪게 되는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은 문화적 인식 차이를 해소해야 한다고 하면서 문화차원이론을 만들었다.
도시민과 마을 주민 간의 갈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이론의 구성요소 중에서 개인주의와 집단주의적 비교, 불확실성의 회피 지수라는 항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개인주의란 개인의 권리와 개인의 자유를 높은 가치로 여기는 것을 뜻한다. 즉 도시문화의 특징이다.
집단주의가 강한 문화에서 사는 사람들은 집단이나 공동체의 가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것은 바로 농촌 문화라 할 수 있다.
불확실성의 회피 지수는 확실하지 않는 상태나 환경을 최대한 피함으로써 불안감을 해소하려는 경향 정도를 말한다. 불확실성 회피 지수가 높은 문화에서는 법, 규정, 절차에 따라 점진적으로 일어나는 것을 선호한다. 도시문화의 특징이다.
하지만 농촌문화와 같이 불확실성 회피 지수가 낮은 경우에는 체계적이지 않는 상황이나 환경도 비교적 잘 받아들인다. 되도록이면 법률, 규정, 절차를 많이 만들려고 하지 않는다.
도시민과 마을 주민 간의 갈등 중에는 마을공동기금 조성과 관련된 사항이 많다.
마을 대표 입장에서는 마을 운영을 위해 기금이 필요하다고 얘기하고, 과하지 않은 범위 내에서 기금을 걷고 사용처를 투명하게 공개하므로 문제가 없다고 한다.
도시민 입장에서는 기금 납부의 법적 근거가 없고 주거 이전의 자유를 말한다. 두 주장 다 맞는 말이다. 마을의 운영위원회에서는 마을공동기금을 생계안정자금으로 마을 주민에게 지급하고 결산 보고를 하는 등 공정하기 운영되는 마을이 많다.
도시민들 입장에서는 기금 조성을 무작정 반대할 것이 아니라 용인할 수 있는 금액이라면 일정 부문 기금을 납부하고 당당히 권리를 주장할 필요가 있다. 아파트와 같은 공동 주택에서 관리비나 장기수선충당금을 납부하는 것은 이치다. 마을 공동체를 유지하는 것도 이와 같다.
오늘날과 같은 농촌 마을의 형성에는 예전 마을 주민들의 헌신이 크다.
예를 들어 농촌에 산재한 마을 길은 예전에 주민자조사업으로 무상으로 희사하면서 만들어진 것이 많다. 개인 소유의 땅을 길을 만들기 위해 배타적 사용 수익을 포기하고 마을을 위해 기꺼이 내 놓은 것이다. 이렇게 마을 주민들의 희생정신이 전제된 상황에서 도시민들의 이주는 일종의 무임승차자로 여길 여지가 있다. 요즘은 반대로 도시민이 부리는 텃세가 문제가 된다고 하니 격세지감이다.
우리는 일정부문 사회적인 생활을 하려면 주위 사람들과 부딪칠 수밖에 없다. 서로 온기를 나누고자 가까이 가면 바늘에 찔려 아프고, 떨어지면 추위에 떨게 되는 고슴도치 딜레마와 같다.
역지사지하는 자세와 농촌의 문화와 도시의 문화가 다름을 인정하고 수용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농촌은 닫힌 사회가 아니다.
갈등의 치유는 공감만이 가능하다. 상대방을 이해하고 타인의 입장에서 바라보면서 애착과 공감을 만들어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