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 타이머를 맞춰놓고 글을 쓴다. 아침에 일어나서 글을 쓴다. 아니 글을 쓰고 싶다. 글을 쓴 건 손에 꼽힌다. 아침에 글을 쓰기로 정했지만, 아침 시간을 내기 어려워서다. 일찍은 일어나지만 다른 중요한 일을 하느라 시간이 나지 않는다. 다시 묻는다. 뭐가 가장 중요한가. 글쓰기가 가장 중요한 거 아닌가? 너 글로 먹고살고 싶다고 했잖아. 근데 왜 다른 일들보다 글쓰기가 아래에 있는데? 왜 다른걸 먼저 하고 정작 중요한 건 하지 않는데?
맞아. 글쓰기를 우선시하고 글을 썼던 적이 있다. 좋았다. 정말 좋았는데 글 쓰는데 시간을 하염없이 쓰더라. 그렇게 쓰니 시간이 부족해 아침시간에 도저히 운동할 시간을 내지 못했다. 애들이 일어나 버리니까. 운동도 못하니 우울해졌다. 그래 나는 운동이 우울증 치료약이다. 운동을 해야 평소의 기분을 유지할 수 있는데 그걸 못하니 다시 에전처럼 죽고 싶은 마음이 생겨났다. 글쓰기보다 운동을 중요시했더니 글 쓰는 시간이 없어졌다. 근데 슬픈 건 아침에 운동도 제대로 못하게 되었다는 슬픈 이야기...
일찍 일어나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고요히 글을 쓰고 운동까지 하는 것이 최선이다. 둘 다 하는 것. 비록 제대로 지키지 못해서 자꾸 우울감이 심화되긴 한다. 어차피 못하면 그냥 안 하겠다고 하면 마음이 편한데 그게 안된다. 힘들어도 이 루틴을 머릿속에서 지우지 못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났을 때 내가 가장 행복했다. 지금 여러 이유로 늦게 자서 우울하다. 살도 찌고, 머리도 맑지 않고, 무엇보다 화가 많다. 그러니 자꾸 일찍 자겠다고 다짐만 한다. 모든 것이 일찍 자면 해결되니까.
이유를 모르는 것도 아니고, 뭘 해야 할지 모르는 것도 아니다. 일찍 자야 한다. 아니 일찍 잔다. 9시면 잔다. 그리고 4시에 기상. 아주 완벽하다. 못했던 것도 아니다. 계속해왔다. 최근만 빼고. 근데 그때는 애들을 재우면서 잠이 들었기에 가능했다. 지금은 애들이 따로 잔다. 그러니 자꾸 이것저것을 하느라 늦게 잔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보자. 무언가를 얻으려면 무언가를 포기해야 한다. 새벽 기상을 위해 밤시간을 포기한다. 음 포기라는 말이 너무 부정적인가. 그럼 달콤한 새벽시간을 위해 밤 시간은 양보한다. 새벽이 더 좋으니까.
앞으로 애들 재우는 것처럼, 내 안의 내면아이를 재운다고 생각하며 자러 들어가야겠다. 아무리 늦어도 10시 반에는 자러 가기, 적어도 자기 1시간 전부터 스마트 기기 사용 자제하기, 숙면을 위해 자기 전 족욕하며 책 읽고, 림프 마사지 및 명상하고 자기. 오늘부터 도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