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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가나나 Jan 31. 2022

2022 제주. (하이에어 ATR72-500 )

'혹시, 하이에어라는 항공사를 아시나요?'


제주행 비행기 티켓(왕복 4만 원)을 발권한 남편은 "우리, 프로펠러기 타고 갈 거야"라고 말한다.

"프로... 펠러기??? 헬기 타고 간다고????"

"비행기랑 똑같은 건데 프로펠러가 보이는 거야."

"아..... 혹시 위험한 거 아니지????"

"안 위험해..."


드디어 제주로 출발하는 날 아침부터 문자가 온다. '하이에어 제주행 비행기 30분 지연되었습니다.'

"헉! 무슨 일 있는 거 아니야?? 안 그래도 불안한데 사람 마음 싱숭생숭하게 한다."라고 불안한 소리를 했더니 남편은 "원래 그런데..."라며 대수롭지 않게 대답한다.

"30분 지연이 원래 그렇다고????"

"찾아보니깐 먼저 탔던 사람들도 당일 아침에 30분 지연된다는 연락받은 사람 많은 것 같던데..."


약간의 불안감을 안고 도착한 공항에서 우리는 비행기 탑승을 위해 버스를 탔다. 활주로 인근으로 5분 정도 이동하자 분홍색의 하이에어 ATR72-500이 보인다. 작은 기체와 날개 양쪽 전면에 달린 프로펠러의 모습을 보는 순간 약간 손에 땀이 나기 시작한다.

"정말 안전한 거 맞지???"



버스에 함께 타고 있는 50여 명의 승객들도 술렁인다. "날긴 하나", "와~ 진짜 작다.", "어머, 어머", "이걸 타는거 맞지?"... 놀람과 불안 어디쯤의 감정이 느껴진다.




 

비행기 출입문이 열리고 다섯 개의 계단 앞으로 버스에서 내린 사람들이 줄을 서기 시작한다. 출입문은 뒷 쪽 한 곳이 전부지만 탑승인원이 적다 보니 순식간에 탑승 완료.



마지막에 탑승한 우리는 맨 뒷좌석에 앉았다. 타고 보니 그냥 비행기다 그것도 좌석 간 거리가 넉넉한 프리미엄급 비행기 말이다.(하이에어 ATR72-500 기종이 원래 70석 이상인데 50인승으로 고쳐서 운행 중이라고 한다. 소형 항공사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나...)  

하지만, 비행기 자체가 작다 보니 기내도 작고 낮아 짐칸도 작다. 그래서 두께가 두꺼운 기내 캐리어는 상단 짐칸에 넣을 수 없다. 짐칸에 보관할 수 없는 짐은 좌석 아래에 보관을 해야 한다. (복도석만 좌석 아래 보관이 가능하다)


드디어 날아오를 준비를 하는 하이에어 활주로를 달리기 시작하는데.... 불안해하는 내게 남편은 "일반 비행기 타는 거랑 똑같다."라고 말한다. (근데 손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는데???)


비행기가 날아오르는 순간 소음과 함께 목젖이 목에서 위까지 한 번에 떨어졌다 다시 올라오는 것 같은 기분이 느껴졌고 오잉 하는 표정으로 남편을 보니 남편도 놀란듯한 표정을 짓는다.

"오빠, 괜찮아??"

"아, 방금은 좀 무서웠네...."


작은 프로펠러기는 처음이라서 느꼈던 걱정은 정말 걱정으로만 끝났다. 우린 1시간 20분 뒤인 오후 5시 25분 제주 공항에 안전하게 도착해 제주도 종합관광안내센터를 찾았다...... 어디부터 가볼까???



"근데... 일단 뭐 좀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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