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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결 Jul 18. 2024

물고기가 되고 싶었다.

 해맑은 아이처럼 웃고 싶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세상은 새롭고, 계절마다 나부끼는 바람에 기분이 단숨에 좋아졌다. 여름의 습기를 다들 불쾌해하지만, 그마저도 나는 온몸을 빈틈없이 앉아주는 어머니의 품 같아 좋았다. 사진기를 꺼내 들고 세상에 갓 나온 아이처럼 세상을 뛰어다닌 게 불과 1년 전인데, 이제는 밖을 한 발자국 나가려고만 해도 힘이 들고 기운이 빠진다. 


 왜 이렇게까지 달라졌을까. 나의 변화는 점진적이지 않았다. 그저 잊으려 했던 현실적인 고민들이 더 이상 숨을 참기 힘들어 수면 위로 불쑥 튀어나온 것뿐이다. 대학교 4학년 숨참고 외면했던 물밖 세상이 나를 위협하고 있었다. 아가미가 없어 숨을 참고 잠수를 해야 하지만, 나는 물고기가 되고 싶었다. 그저 수면 아래 푹 잠겨 현실을 모른척하고 고요한 물밑에 묻히고 싶었다. 하지만 난 물고기가 아니고 사람이었고, 결국은 호흡하기 위해 물밖으로 나와야 하는 현실이었다.


과연 나의 물밖 여정은 무사히 시작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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