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삐약이 Controller의 인턴 일기

by ninabsch




대학 4학년 막학기. 나는 처음부터 외국계가 목표였다. 이유는 단순했다. 수평적인 문화와 워라밸(work-life balance) 때문이었다. 물론 아버지가 평생 외국계 회사에서 안정적으로 근무하시는 모습을 보고 자라기도 했고, 외국어를 전공했다는 점도 한 몫 했다. 이렇게 단순한 생각으로 외국계 재무팀에서 체험형 인턴으로 근무하기 시작했다. 업무를 하며 새롭게 알게 된 외국계 회사의 구조와 나의 업무 경험을 공유하고자 연재를 시작했다.




HR에서 전화를 받은 건 졸업 유예 후 반 년 동안 50군데에 원서를 넣고 10군데에서 면접을 본 뒤였다. 첫 합격 통보였다. 인턴이라도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Resume와 Cover letter를 작성하는 게 익숙해진 무렵이었다. 첫 출근까지 남은 2주 동안 2가지 준비를 했다. 첫번째는 출근룩 쇼핑이었다. 외국계답게 자율 복장이었지만 첫 사회생활인 만큼 정장까지는 아니어도 포멀하게 입고 싶었다. 두번째는 PowerBI 공부였다. 면접 때 마지막 질문으로 '입사하게 되면 자주 사용할 툴은 무엇인지' 팀장님께 여쭤봤었다. 추가로 헬스와 회계 직무 스터디 루틴도 꾸준히 지켰다.




입사 첫 날, 나보다 두 달 먼저 HR팀에 인턴으로 입사한 과 동기가 아직 출입증이 없는 나를 마중나왔다. 곧바로 내가 근무할 부서를 담당하는 HR 과장님과 모바일 계약서를 썼다. 계약서 작성이 끝나자마자 나의 사수님 되실 분과 인사를 나누고 면접 때 뵌 부장님, 과장님, 그리고 대리님을 포함한 Business Controlling 팀 전원과 옆 팀인 물류팀에 인사를 다녔다. 운 좋게 첫 날에 노트북을 받은 나는 내가 맡을 업무 관련 계정 승인을 받고, 온라인 교육을 들으며 첫 날을 보냈다. 앞으로 6개월이 어떻게 펼쳐질지 걱정 반, 기대 반으로 가슴이 두근거렸다.




초반에 업무를 하면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업무 일지를 쓰는 대신 각 업무를 공부하는 방식으로 메모를 했다. 내가 하는 업무가 팀에서, 나아가 부서와 회사 전체에서 어떤 역할인지 파악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적응이 중요한 인턴으로서는 일지를 쓰는 편이 나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성장이 한 눈에 파악되기 때문이다. 근무 중반쯤에 사수님께서 나의 노트에 대해 "니나님, 공부를 잘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이 노트 보고 업무 할 수 있어요? 서칭이 돼요?"라는 피드백과 함께 본인의 엑셀 파일을 열어 업무 일지 양식까지 공유해주셨다. 그 덕분에 업무 흐름을 되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나의 '업무 분석 노트' 역시 나중에 내가 했던 일이 정확히 무엇인지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이 지면에서도 시간 순이 아닌 주제별로 연재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