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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격세힘세 Feb 12. 2020

층간소음 앞에서 우리 모두 죄인

가해자의 발꼬락

돌쟁이 아기는 말릴 수가 없다.


둘째가 돌이 지났을 무렵,

경비실에서 전화가 왔다.


"아래층에서 좀 조용히 해달라고 하시네요."

"네.. 죄송합니다."



잘 먹고 토실한 둘째는

걷기도 빨리 걷고, 소리도 요란했다.



나에게는 깨물어주고 싶고, 귀엽기만 한 아이의 발이 누군가에게 지독한 스트레스가 된다는 건 슬픈 일이었다.



다음 날, 나는 아래층 문고리에 빵이며 과일과 함께 조심하겠다는 쪽지를 남겼다.



저녁이 되어 아래층에 사시는 아주머니가 오셨다.

이렇게 많이 받을 수는 없다며.

너무 쿵쾅거려 이사 온 줄 아셨단다.


매트가 다 깔려 있는 방을 유심히 보시던 아주머니께 나는 층간소음의 주범을 소개했다.


"얘가 그렇게 뛰어요. 죄송합니다."


"이렇게 조그만 애가 그랬다구요?"



그날 이후, 경비실에선 다시 전화가 오지 않았다.


저녁이 되면, 아이들에게 뛰지 말라는 소리를 스무 번도 넘게 한다.


"얘들아, 뛰지 마, 뛰지 마. 아래층에 오빠랑 아주머니가 시끄러워서 깜짝 놀라."



이런 말을 할 때마다

아래층엔 죄송하고, 아이들에겐 미안하고, 나는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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