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상담 선생님은 말했다.
“자신의 삶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엄마는
아이의 삶도 소중히 여길 수 있을 거예요.”
그 말을 듣기 전까지 나는 생각했다.
내 삶이 소중한 사람이어서 좋은 엄마가 될 수 없을 거라고.
좋은 엄마가 되는 일이 두려웠던 나였다.
그런데 그날 이후,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까 불안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나는 내 삶이 중요한 만큼,
아이의 삶도 존중해 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됐으니까.
모유수유로 한창 속앓이를 하던 시기,
아이사랑 사이트에서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았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모유수유 위해 많이 노력하시고, 잘하시고 계십니다.
모유수유는 어머니의 의지이고,
아기에게는 두 번 다시 올 수 없는 기회입니다.
그 기회를 엄마가 결정하시는 것이고요.”
그 말을 듣고 생각했다.
나, 지금 중요한 일을 하고 있구나.
아기에게 소중한 기회를 주는 거구나.
좀 더 버텨봐야겠다.
단유를 고민하며 모유수유 상담실을 찾았을 때,
원장님이 말했다.
“엄마의 태도 덕분에 아기가 지금까지 모유를 먹었네요.
모유수유는 육아의 일부분일 뿐이에요.
아무리 모유수유가 좋다고 해도 육아가 흔들리면 의미가 없어요.”
이 말은 일종의 기준이 되었다.
미련스럽게 모유수유가 생각날 때마다 이 말을 곱씹었다.
나에게 중요한 건 아기를 건강하게 키워내는 일이다.
잠 못 드는 아기 때문에 포대기를 주문했다.
신통한 아이템이어서 정성 가득한 리뷰를 남겼더니
포대기 판매자가 답글을 남겼다.
“고객님 손목 보호밴드를 보니,
그동안 안아주시고 힘든 육아하신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앞으로도 밀착해서 교감도 많이 나누시고,
귀염둥이가 무럭무럭 건강하게 잘 자라길 응원드리겠습니다.”
몇 번을 들여다봤다.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래, 힘들었어. 고생했다.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그 말은 나에게 위로가 되었다.
브런치스토리에 '백일아기를 키우며 만난 말들'을 연재한다.
어느 작가님이 댓글을 남겨주셨다.
덕분에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잊지 않을 수 있었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순간을 지나고 있음을.
되돌아봤을 때 찬란하고 빛나는 시간이라고 회상할 것임을.
행복이 가까이에 있으면 대체로 알아채기 어렵다.
하지만 그분 덕분에
지나가는 이 순간에서 행복을 놓치지 않을 수 있었다.
(그 작가님은 만을고옴 님이시다.
이 자리를 빌려서 감사를 전한다.)
도대체 이런 말들은
어떻게 할 수 있는 걸까?
이토록 마음을 따뜻하게 덮어주고 다독이는 말들은.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 수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