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디자인
앞 시간 복습을 해볼까요.
(갑자기요)
저는 제안서&프레젠테이션을 디자인하는 제안 디자이너입니다.
제가 다루는 툴은 MS파워포인트이구요. 제가 하는 이야기는 파워포인트를 이용해 어떻게 하면 제안서를 더 잘 쓸지, 더 잘 디자인할지에 대한 내용들이에요.
몇 번 발행하지는 않았지만, 저 역시 글을 쓰면서 방향을 계속해서 잡아가는 중입니다.
제안디자인의 첫 번째 단계. 우리는 가지고 있는 수많은 데이터로부터 청중에게 전달해야 할 키포인트를 걸러내고, 이것들을 모아 설계하고 가공해야 합니다. 이처럼 날 것의 수많은 데이터를 가공시켜 의미 있는 정보로 만들어 내는 것을 제안 데이터의 정보화 과정이라 칭해요.
데이터의 구조화를 거쳐 유의미한 메시지를 만들고 튼튼한 뼈대를 머릿속에 세우는 거죠.
제가 앞선 발행 글에서 주저리주저리 열심히 떠든 그 긴 이야기는 실은 이 이미지 두장이 다예요. 참 별것 아니었죠? 정보의 시각화의 힘은 바로 이런 것입니다. 기존의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평범한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표현방법을 첨가하여 시각화시키는 것. 이를 통해서 듣는 사람이 좀 더 쉽게 이해하고 또 강하게 기억될 수 있도록 하는 힘. 이것이 바로 시각화의 힘입니다. 결국은 이것이 제안과 설득을 위한 프레젠테이션의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것이죠.
자. 그렇다면. 제안디자인을 위해 이 정보의 시각화는 또 어떻게 이루어지느냐.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저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눕니다. 첫 번째는 어떠한 기준(전략, 아이디어, 스토리 등)에 따라 재구성하여 새롭게 표현하는 방법, 두 번째는 비주얼적으로 좀 더 전문적이고 보편적인 디자인을 통해서 시각화하는 방법. 이렇게 두 가지예요.
가장 좋은 방법은 이 두 가지를 혼합하는 것. 즉 기발한 표현 전략을 가지고 시각적으로도 굉장히 전문적으로 디자인한다면 최고의 시각화 작업이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여러분이 정보를 시각화하기 위해서는 다음 세 가지 과정을 거치면서 작업을 하시면 됩니다. 구성. 방향. 풀기인데요. 상단 제목에 디자인편이라고 표시를 해뒀죠? 사실 어떤 내용을 가지고 슬라이드를 만들 때는 다양한 접근 방법이 있을 수 있어요. 기획적인 접근이라든지 아니면 전체 스토리를 잡기 위한 접근이라든지. 저는 그중에서도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슬라이드를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정보의 시각화를 위한 첫 번째 단계, 바로 <구성하기>입니다. 이 단계를 다른 말로 페이지네이션이라고 칭합니다. 사실 웹디자인이 분야에서는 또 다른 의미로 쓰이고 있긴 한데, 여러 의미가 있지만(TMI쩐당) 일반적으로 페이지네이션이란 책등에 페이지 매기기, 매겨진 페이지 번호를 의미합니다.
제안디자인 측면에서 쉽게 설명하자면 전체 슬라이드의 페이지 나누기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제안서나 프레젠테이션 자료는 수십 장에서 많게는 수백 장에 달하기 때문에 슬라이드마다 강약이 있는 계산된 페이지네이션이 아주 중요합니다.
전하고자 하는 전체 흐름에 메시지의 임팩트에 따른 '강약중강약' 박자를 첨가하는 거죠. 이러한 페이지네이션을 통해 내가 원하는 속도에 맞춰 청중을 따라오게 할 수도 있고, 또 원하는 부분에서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 수도 있죠. 그렇기 때문에 제안서나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작성할 때 가장 기초적이고 중요한 작업이 바로 이 페이지네이션이에요.
위 슬라이드를 볼까요. 제가 좋아하는 책의 일부를 발췌했어요. 이 페이지의 내용을 가지고 제안서나 PT 장표를 만든다고 가정해 볼까 해요. 딱딱한 보고서는 너무 지루하고 작업하는 저도 재미없으니까요. 헤헤
다시 돌아와서 예제 슬라이드를 볼게요. 위 내용을 슬라이드에 전략적으로 풀어낸다고 하면 반드시 새로운 장표로 구성하고, 시각화시키는 작업이 필요할 거예요. 일단 스토리와 콘텐츠가 좋으니 더 쉽게, 전략적으로 접근하면 재밌을 것 같아요. 어떻게 페이지네이션하면 좋을까요?
요렇게 페이지를 구성해 봤어요. 저는 청중의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더 쉽게 이해하고 재밌게 따라올 수 있을지를 생각해보고, 관심을 끌만한 문구를 시작으로 한 슬라이드씩 내용을 나눠보았습니다. 작가가 설명한 '회사를 사랑하면 안 되는 이유'에 대해서도 도식화하여 표현했어요.
그럼 이쯤에서 내가 만든 자료는 어떤지 한번 떠올려볼까요.
여러분이 자료를 만들 때는 어떤가요? 혹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만 일방적으로 전달하고 있지 않은지. 아니면 RFP상의 항목 채우기에만 급급한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되돌아보면 어떨까요? 어찌 보면 매우 간단한 작업이지만, 많은 분들이 이 페이지네이션의 중요성에 대해서 잘 모르거나 잊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아요.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전체 흐름을 한눈에 파악하고, 이를 전략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하나의 기법이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페이지물을 보면서 담당 기획자와 디자이너가 무슨 의도로 페이지를 이렇게 나누었는지 생각해보면 도움이 될 거예요. 많은 사람들이 재미있게 읽는 책은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힘이 있거든요. 그런 책을 들여다보면 그만큼 이야기의 흐름이 잘 짜인 것을 발견할 수 있답니다.
오늘은 시각화의 힘과 이를 발현하기 위한 3가지 과정 중 하나인 <구성하기 - Pagination>에 대해 이야기해봤습니다. 이후 슬라이드 디자인을 위해 기반을 다지는 중요한 작업이 되기 때문에 내용에 따른 적절한 페이지네이션을 꼭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