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제월 Jan 18. 2024

공부는 대화다

— 나와 너를 지우고, 넓히는 마법



공부는 대화다.


대화는 나와 너 사이에 일어난다.


나와 것 사이에서는 일어나지 못한다.

나와 것 사이에는 바라봄만 있고

너와 것 사이에도 엿봄만이 있다.


만일 무언가가 당신과 대화를 시작한다면

무언가는 이제 누구라고 이름지어도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에 생명을 들이부은 것은 당신이다.

당신이 그를 살렸다(animating), 말 걸어 움직이게 했다.

그리고 생활(生活)한 그는 당신에게

새로운 말을 들려줄 것이다.

그렇게 오가다 보면 둘은 한 목소리로 새로운 노래를 부를 것이다.


그러므로 공부는 ‘인격적’이다.

인격에서 공부를 생성하거니와  

공부로 인격을 형성한다.



공부는 대화다.

나와 너 사이를 좁히는 게 아니라

지운다.

좁히는 건 서로를 숨 막히게 할 테지만,


지우는 건

각각의 생명인 세포가

수백억을 넘어 수십조가 뭉쳐서도

단일한 생명체를 이루는 것처럼

자기를 지우는 게 아니라

자-타의 경계를 뛰어넘어

생명이 더 커지는 것이다.


지(知)의 영역에서 일치할 뿐 아니라

정(情)과 행(行)으로 일치케 한다.


생명을 띤 개체(個體)가 합하면

경계를 지우고 대화하면

공동체가 된다.


생물로서의 생명에 더해

다른 차원의 생명을 숨 쉰다.

우리는 그것을

운명(運命)이라고 부른다.

생명을 운용하는 방식, 길,

바로

역사(歷史)를 만들고 운행하는 것이다.

같은 운명을 지고

같은 역사를 남긴다.


보고,

행한다.


들음 안에서


뜻이

땅에 닿는 비처럼

마음에 듣는다. 


이전 03화 두 개의 정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