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맞이 나무
앙상하게 마른 겨울나무야
가릴 것 하나 없이
모진 바람에 찬서리에
너의 모든 것을 내어주고
어찌 견디어 왔느냐
긴긴 시간을 조용히 참아내며
따스한 봄바람이 불어오길 기다렸구나
봄을 맞이하는 너는
네 몸에 남겨둔
마지막 한 방울의 진액까지
모두 모아 싹을 틔운다
by 민앤박
호수 공원을 걷는다.
아직 쌀쌀한 바람이 불어온다.
푸르름이 가득했었고
단풍으로 화려했던 나무는
겨우내 앙상한 가지만을 남긴 채
바짝 말라있었다.
아무리 비틀어도 물 한 방울
나올 것 같지 않다.
햇살이 따스해
곧 봄이 오겠구나 생각하니
그냥 지나쳐 버렸던 나무에
오늘따라 눈길이 간다.
어느새 나무는 봄을 맞기 위해
자신이 품고 있던
마지막 한 방울의 진액까지
모두 긁어모아
가지 끝에 싹을 틔우기 위한
준비를 한다.
자궁 속에 생명을 품고 열 달 동안
힘든 과정을 견뎌내고
새로운 생명을
해산(解産)하는 여인처럼
온 힘을 다해 가지 끝으로 힘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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