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맞이 나무

by 민앤박

봄맞이 나무



앙상하게 마른 겨울나무야

가릴 것 하나 없이

모진 바람에 찬서리에

너의 모든 것을 내어주고

어찌 견디어 왔느냐


긴긴 시간을 조용히 참아내며

따스한 봄바람이 불어오길 기다렸구나

봄을 맞이하는 너는

네 몸에 남겨둔

마지막 한 방울의 진액까지

모두 모아 싹을 틔운다



by 민앤박




3월 자작시 (1).png




호수 공원을 걷는다.

아직 쌀쌀한 바람이 불어온다.

푸르름이 가득했었고

단풍으로 화려했던 나무는

겨우내 앙상한 가지만을 남긴 채

바짝 말라있었다.

아무리 비틀어도 물 한 방울

나올 것 같지 않다.


햇살이 따스해

곧 봄이 오겠구나 생각하니

그냥 지나쳐 버렸던 나무에

오늘따라 눈길이 간다.


어느새 나무는 봄을 맞기 위해

자신이 품고 있던

마지막 한 방울의 진액까지

모두 긁어모아

가지 끝에 싹을 틔우기 위한

준비를 한다.


자궁 속에 생명을 품고 열 달 동안

힘든 과정을 견뎌내고

새로운 생명을

해산(解産)하는 여인처럼

온 힘을 다해 가지 끝으로 힘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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